“엉터리 기미가요”…한일축구 日가수 뭇매

기사승인 2011-08-14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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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기미가요”…한일축구 日가수 뭇매

[쿠키 톡톡] “경기는 이겼지만 국가(國歌) 제창에서는 참패였다.” “가라오케 수준이었다.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네.”

지난 10일 일본 삿포로 돔에서 열린 한일 축구 평가전에서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른 일본 가수에 대한 일본 내 비난 여론이 거세다. 형편없는 노래 실력으로 일본 국가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날 기미가요를 부른 가수는 일본의 록그룹 ‘아쿠아 타임즈’의 보컬을 맡고 있는 후토시(사진)였다. 노란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세미 정장을 입은 후토시는 4만여명의 홈 관중 앞에서 긴장한 듯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등장했다.

후토시의 노래는 처음부터 삐걱댔다. 기미가요는 중저음으로 시작하는데 후토시는 듣는 사람들 모두가 깜짝 놀랄 만큼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음정도 불안했다. 기미가요를 거의 들어보지 못한 한국인들에게도 이상하게 들릴 정도였다.

지나치게 높은 음으로 시작된 후토시의 기미가요는 점점 더 이상해졌다. 후토시는 갈수록 높아지는 음을 소화하기 위해 목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야 했다. 결국 막판에는 노래의 음정이나 음의 높낮이가 뒤죽박죽이 돼버리는 지경이 돼버렸다. 일본은 1999년 제정된 ‘국기-국가법’에 따라 기미가요를 국가로 삼았다.

앞서 한국의 애국가를 장중하고 멋지게 부른 최종우 교수(한세대)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인 무대여서 후토시의 기미가요는 더욱 초라하게 느껴졌다.

일본 네티즌들은 후토시를 맹비난하고 있다.

일본의 거대 커뮤니티 2채널(2CH)에는 “이건 너무 심하잖아” “여자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높게 시작하는 거야. 웃긴데 눈에선 눈물이 난다”, “처음이 너무 높아서 자멸했어”, “솔직히 국가에서는 참패야”, “록밴드 보컬이라면서 노래를 왜 이리 못해? 너무 부끄러워 얼굴이 벌개졌다” 등의 비난글이 1000여건 이상 쏟아졌다.

지난 2월 미국 슈퍼볼 행사에서 미국 국가를 부르다 가사를 틀린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경우보다 심했다는 지적도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경우 가사는 틀렸지만 노래만큼은 열정적으로 불렀다”며 “반면 후토시는 아예 기미가요를 아는 사람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노래를 엉망으로 불러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