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최고” 호날두가 그랬다고?… 황당한 해프닝

기사승인 2014-07-23 15: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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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최고” 호날두가 그랬다고?… 황당한 해프닝

메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로 군림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괜히 억울할 뻔 했습니다. 때 아닌 친일(親日) 논란에 휘말린 건데요. 황당한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호날두는 22일 일본 미용용품업체인 MTG의 신제품 프로모션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가 이 제품의 광고모델이거든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소속이던 시절 아시아투어 차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홀로 일본을 찾은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 호날두는 기분 좋게 행사에 참석했죠.

그런데 국내의 한 매체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오해를 만들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호날두가 “일본은 아시아 중에서도 최고의 나라다. 몇 번이라도 일본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겁니다. 또 “(일본) 어딜 가도 깨끗하고, 친절하고 열정적인 팬들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일본 음식은 스시(초밥)이고, 시즌 중에도 자주 먹는다”고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국내 인터넷에는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통상적인 립서비스다” “일본 기업과 인터뷰하는 데 뜬금없이 ‘한국 최고입니다’ 할 수 있겠나”라며 대수롭지 않아했으나 한편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 네티즌들은 “세계 최고의 선수는 메시” “흥! 방사능이나 먹어라” “괜찮아. 우린 ‘국민’ 에브라랑 ‘초코파이’ 퍼디난드가 있어”라며 심통을 냈습니다. (에브라와 퍼디난드는 박지성이 맨유에서 뛰던 시절 그와의 친분으로 한국 팬들의 애정을 듬뿍 받았습니다.)

최근 일본이 1993년 위안부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다시 부정하면서 한일관계가 냉각기를 맞은 탓에 반응은 더 싸늘했습니다. 이때 한 네티즌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해당 행사 영상과 함께 직접 발언을 해석해 전했습니다. 앞서 알려진 내용은 오역된 것이었다면서요.

알고 보니 호날두는 “일본이 최고”라는 발언 자체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일본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 일본은 환상적인(fantastic) 나라이고, 사람들도 그렇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이어 호날두는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팬들 모두가 가장 열정적”이라면서 “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트위터를 보면 아시아 친구들이 보내주는 관심이 뜨겁다. 모두 고맙다”고 했습니다.

스시와 관련한 발언도 오해가 있었는데요. 진행자가 “무슨 스시를 제일 좋아하느냐”고 묻자 호날두는 “어제도 먹긴 했는데, 딱히 좋아하는 종류는 없다. 여러 가지 시도해보는 걸 좋아한다”고 대답했답니다.

2007년 방한해 따뜻하고 친절한 태도로 호응 받았던 호날두가 한국 팬들에게 어이없는 미움을 살 뻔 했네요. 아찔합니다.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자 인터넷에는 “역시 기레기(기자+쓰레기)” “기레기 오역 클래스” 등의 조롱이 나오더군요. 모두들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리딩뿐 아니라 리스닝에도 힘씁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