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관 때문에 수능 망쳐… 나 말고 피해자 여럿이다” … 교육청 “사실 관계 확인 중”

기사승인 2014-11-21 14: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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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관 때문에 수능 망쳐… 나 말고 피해자 여럿이다” … 교육청 “사실 관계 확인 중”

“감독관의 휴대전화 진동 소리 때문에 수능시험을 망쳤다”

2015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휴학생 최주원씨가 21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피해자가 더 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제 뒷자리에 앉은 학생 역시 ‘감독관의 행동에 지장을 받았다’고 알려왔다”며 “그 학생은 ‘영어듣기를 안 틀리는데 7번을 딱 틀렸다’고 한다. 이 외에도 꽤 여러 명이 피해를 봤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18일 네이버 카페 수만휘닷컴에 “이번이 네 번째 수능시험으로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긴 시간 휴학을 하고 시험을 치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씨에 따르면 3교시 영어영역 듣기평가 도중 교탁 위에 있는 점퍼에서 휴대전화 진동 소리가 수차례 들렸다. 최씨는 “20초 동안 계속 울렸는데 감독관은 휴대전화를 끄지 않고 그냥 그대로 교탁 아래에 밀어뒀다”며 “듣기평가 때 1번, 독해 시간에 20초씩 3~4회 가량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최씨는 감독관에게 “왜 휴대전화 전원을 끄지 않았느냐”며 항의했다. 그러자 감독관은 “내 것이 아니라 학생의 가방에서 울린 것이다”라고 발뺌했다.

최씨는 “친구와 함께 고사본부까지 찾아갔지만 거기서도 감독관은 자신의 휴대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고사본부에서 금속 탐지기를 가지고와 고사장 내 교탁 주변에 있는 가방들을 조사하고 학생을 호출하기도 했으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교사의 뻔뻔함에 분노한 상태로 과학탐구 영역 시험을 치렀고 평소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최씨는 “시험이 모두 끝난 후 감독관 전체 회의가 열렸다. 둔천 고등학교 교감이 ‘해당 감독관이 인정하지 않으니 통신조회라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그제야 감독관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이후 상황을 설명했다.

최씨는 “감독관들도 이미 오전에 핸드폰을 다 걷었는데 그 선생님만 내지 않은 것”이라며 “기존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성적이 나와 인생이 바뀌었다. 지난 1년 동안 공부한 것에 대한 정신적·금전적 보상과 해당 교사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말을 계속 바꾸고 거짓말하고 이런 정말 뻔뻔한 태도에 치가 떨릴 정도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씨가 공개한 문자메시지 캡처 사진을 보면 해당 감독관은 최씨에게 “내가 수능 고사실 감독관으로서의 책임은 질 것이며 앞으로 책임자에게서 결과를 받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9일 “교사에 대한 징계 부분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지만 최씨의 주장이 어디까지 맞는지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가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징계 수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결국엔 피해를 본 수험생이 경제적 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