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봉지 걸고 술 마셔’ ‘대가리 박아’… K대 여학생총회 가혹행위 논란, ‘보복 예고’까지

기사승인 2014-10-20 17: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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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봉지 걸고 술 마셔’ ‘대가리 박아’… K대 여학생총회 가혹행위 논란, ‘보복 예고’까지

서울 소재 K사립대학 D학과 여총학생회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주장 글과 보복예고 글이 잇따라 인터넷에 올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9일 오늘의유머, 베스티즈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흔한 인서울대학의 군기 잡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해당 글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글 작성자 A씨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신나고 행복해 자랑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글이 담고 있는 내용은 정반대다.

A씨에 따르면 해당 학과 내 여학생총회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A씨는 “반강제 집합을 당한 후 토할 때까지 술을 마셔야 한다”며 “많은 학생이 토해 화장실이 부족하면 큰 봉지를 준 후 귀에 걸고 술을 마시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술에 취해 여학생이 쓰러지면 남학생 한 명을 붙여주며 집에 데려다 주라고 한다”며 “모든 남자가 위험하다는 건 아니지만 아닌 남자가 있을 수 있지 않나”라고 적었다.

글의 내용은 갈수록 심각해졌다. A씨는 “신입생들이 선배들의 빨래를 해줘야 한다. 또 1학년이 청소를 다하고 2~4학년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또 “선배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대가리 박아’를 시킨다” “군기 잡는다면서 애들 세워놓고 야구방망이를 질질 끌고 다닌다” “아침에 강제로 풍물놀이를 시킨다” 등이 이어졌다. 이 글이 사실이라면 요즘 군대에서도 보기 힘든 가혹행위가 여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야식에 관한 내용도 언급됐다. A씨는 “사람이 3명이면 5~6인분은 시키고 배부르다고 해도 억지로 다 먹인다”며 “선배들이 사주는 거기 때문에 억지로 다 먹어야 한다”고 적었다. 이 역시 심각한 가혹행위다.

A씨는 마지막으로 “이런 일이 있어도 입단속을 확실히 해서 여학생총회 사정은 같은 단과대 남학생들도 잘 모르고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런데 20일 이 학교 선배가 한 것으로 추측되는 ‘보복예고 발언’을 그의 친구가 외부에 공개해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자신을 가혹행위 의혹이 제기된 K대학 3학년 학생의 친구라고 밝힌 B씨는 “친구가 불만 있으면 앞에서 말하지 뒤에서 키보드 질이냐”며 “몹시 흥분하더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친구가 ‘피해는 올해 14학번 애들이 다 받겠네’ ‘지금 상황 이렇게 커진 거 보고 펜도 손에 안 잡히고 겁먹은 XX 있겠지’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기가 찬다”는 반응 일색이다. “기숙사에서 군대놀이를 하고 있네” “요즘 군대에선 병장도 자기 빨래 직접하고 이등병한테 빨래 찾아가라고 요청하고 다니는데” “군기잡기가 그렇게 좋으면 군대에 가서 하라고” “요즘 대학생들 상태가 왜 이렇지” 등의 비난 댓글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이 학교 학생인데 기숙사 생활하는 단과대 전체가 다 저렇다. 언론에서 다뤄서 이슈가 돼야 해결될 문제”라는 의견을 남겼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