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아잇! 깜짝이야” 대낮 도심 저승사자, 누구세요?

기사승인 2014-09-17 04: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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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아잇! 깜짝이야” 대낮 도심 저승사자, 누구세요?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포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저승사자만큼 무서운 존재도 없죠. 서울 대낮 도심 한복판에 저승사자가 나타났습니다. 특별한 경고를 주기 위해서라네요.

15일 저승사자 무리와 분장한 노인이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사당역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노인이 저승사자들 사이에서 힘없이 걷고 있습니다. 그들의 손을 자세히 볼까요? “무단횡단 짧은 인생” “무단횡단 했어요”라는 피켓이 들려 있네요. 영정 사진이 들어갈 액자에도 무단횡단이란 단어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 낮에는 더운 날씨지만 그들을 보니 오싹합니다.

많은 분들이 놀라셨을 이 상황은 서울시와 개그맨 서승만(50)이 함께 진행한 무단횡단 금지를 알리는 플래시몹(flashmob)이라고 합니다. 서울시청 교통행정과는 16일 “교통사고 사망자 중 30%가 무단횡단으로 사망한다”며 “사고를 한 건이라도 줄이기 위해 임팩트 있는 퍼포먼스를 시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무단횡단 사고가 많았던 25개 지역을 돌면서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시민들의 반응을 보고 과속 금지, 스쿨 존 안전운행, 음주운전 등의 주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날 길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하네요.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네티즌들은 “저렇게 하니 확실히 각인이 된다” “좋은 아이디어다” “무섭다” “아직도 무단횡단 하는 사람들 많은데 이런 식으로라도 경고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냈습니다.

아직도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를 담은 영상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죠. 인터넷 좀 하시는 분이시라면 최근 차들로 즐비한 도로를 가로질러 달려오는 할머니 때문에 오토바이 운전자가 속절없이 쓰러지는 영상을 보셨을 겁니다.

운전자만이 보행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보행자도 운전자에게 위험한 장애물이 되어선 안 됩니다.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면서까지 빨리 가야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무단횡단 캠페인은 25일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길에서 저승사자 만나더라도 너무 놀라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