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30분 전, 대체 무슨 일이…여객선 항로 지키면서 속도는 급감

기사승인 2014-04-16 20: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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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30분 전, 대체 무슨 일이…여객선 항로 지키면서 속도는 급감


[쿠키 사회] 수학여행 고교생 325명을 포함해 462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가던 국내 최대 여객선 세월호가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사고 선박은 오전 8시58분 목포 해양경찰청 상황실로 조난신호를 했으나 2시간 만에 뒤집어졌다. 일몰 때까지 총 174명을 구조할 수 있었지만, 추가로 발견된 생존자는 없다. 현재 확인된 사망자는 4명, 실종자는 291명이다.

사고 여객선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좌초했다. 구조된 승객 유모(57)씨는 국민일보에 “쿵 소리가 나더니 배가 갑자기 기울었다”면서 “선실 3층 아래는 식당, 매점, 오락실이 있었는데 그곳에 있던 사람은 대부분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꾸려 이날 오후 구조된 선장 이모씨 등 승무원을 목포해경으로 소환해 사고 원인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해경은 항로 궤적을 나타내는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확인한 결과 여객선이 항로는 지켰지만 사고 30분 전 운항속도를 10노트 가량 급감한 것으로 파악했다. 해경은 사고 지점엔 암초 등이 없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사고가 아침에 벌어졌지만, 실종자가 280명이 넘는다는 점에서 낮 동안 민·관·군 구조 활동에 장애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해상은 물살이 빨라 구조 인력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해경은 전했다. 정부는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특수전 전단(UDT/SEAL), 육군 특전사 해경 등 특수구조대원 350여명을 투입했다.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정부 공식 브리핑에서 구조자 가운데 “신분이 확인된 수학여행 학생은 78명”이라고 말했다. 제주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이 총 325명이므로 사망이나 실종 상태가 아닌 학생은 4분의 1이 채 못된다. 강 장관은 현장에 178명의 잠수인력을 투입돼 있다고 전했다.

해양 전문가들은 실종자가 대량으로 나온데 대해 기관실 침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해양대의 한 교수는 CBS에 “배의 동력이 끊기면서 모든 기기의 작동이 정지된 것이 대피를 어렵게 한 요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까진 추정이다. 실종자가 뒤집혀진 배 안에 있을 가능성은 높은데 격실내에 생존 공간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배가 30여분 만에 빨리 기운 것도 승객 탈출에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는 30도만 기울어져도 일어서 있기 힘들며 객실엔 빠르게 물이 차오게 된다. 배에 적재된 짐이나 컨테이너 등이 우르르 쏟아지면서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생존자 강모씨는 국민일보에 “안내방송을 무시하고 방에서 일찍 나와 구조될 수 있었는데, 방에 남아있던 사람들이 빠져나왔는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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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진도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훈 기자

글=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김현섭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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