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 붙은 두 차량 동시 급정거 사고유발… 그래도 뒤차 잘못?

기사승인 2013-09-12 16: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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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붙은 두 차량 동시 급정거 사고유발… 그래도 뒤차 잘못?

[쿠키 사회] 부산 구덕터널 부근 편도 5차선 도로에서 차량 간 시비 끝에 두 운전자가 1·2차선에 차량을 세워 뒤따라오던 덤프트럭이 이를 피하려다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는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돼 공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7일 중부고속도로 1차선에 정차해 5중 추돌 사고를 내고 화물트럭운전자를 사망케 한 i40 운전자가 입건된 가운데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또 발생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12일 자동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게시판에 한 트럭에서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을 보면 불법 유턴을 마친 무쏘 운전자와 이를 본 오피러스 운전자 간에 시비가 붙었고 3차선을 달리던 무쏘 운전자는 2차선을 달리던 오피러스 앞을 막아섰다. 오피러스 운전자 역시 시비를 가리기 위해 1차선으로 진입한 후 멈춰 섰다.

뒤따라가던 트럭운전자는 제동거리가 긴 트럭의 특성상 속력을 충분히 줄이지 못한 채 왼쪽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선택을 한다. 1·2차선을 막고 있는 두 차량을 피하려다 혼자 사고가 난 셈이다.



트럭 운전자의 아들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영상을 찍은 차량은 스카니아 24t 덤프트럭으로 견적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고 말한 뒤 “불법 유턴하던 무쏘와 시비를 가리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도로에 차를 세워서야 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어버지에게 왜 2차선으로 달렸느냐고 물어보니 ‘조금만 내려가면 좌회전을 해야 해서 그랬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더구나 측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니 오피러스 운전자는 사고가 난 것을 보고도 무시하고 출발했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그나마 블랙박스가 있어서 두 차량의 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사고 유발차량에 대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지난달 8월 발생한 고속도로 급정거 5중 추돌 사고를 떠올리며 사고유발 두 차량 운전자를 맹비난했다.

이들은 “비슷한 사건에서 사고유발 100% 책임 있다는 판례도 나왔습니다. 민사소송 거세요”, “자기 기분 나쁘다고 뒤따라오는 사람 생각안하고 도로에 차 세우는 사람들은 대체…”, “저번 5중 추돌 사고처럼 애꿎은 트럭 운전자분만 피해보셨네요”, “어우 화난다. 세상에 이상한 사람 너무 많아” 등의 댓글을 달며 날을 세웠다.

한 네티즌은 “부산 구덕터널이네요. 조금만 더 가면 좌회전 차선이라 화물차도 1차선 이용가능한 곳입니다. 비접촉사고유발로 보상 신청하세요”라는 의견을 남겼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이 사고 영상을 본 후 “덤프트럭 앞을 막아선 오피러스에 대해서만 일정 부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오피러스가 갑자기 급정거를 했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를 하지 못한 트럭이 더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 간 시비가 붙은 것과 무쏘가 오피러스를 향해 위협 운전한 것은 두 사람 간 문제로 이 사고와 관계가 없다”며 “트럭 운전자 입장에서 갑작스럽게 급정거했더라도 오피러스 책임 20%, 덤프트럭 책임 80%”라고 판단했다.

트럭 운전자가 오피러스 차량을 들이받았을 경우에 대해 질문하자 “부딪혔더라도 책임비율은 똑같다”고 답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