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노도 입으면서…” 부산 왜색 코스프레 논란

기사승인 2012-03-08 1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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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한국인들의 정체성은 대체 무엇입니까? 반일입니까? 친일입니까? 어른들은 뼛속까지 반일이지만 젊은이들은 친일입니까?”

지난달 중순 부산에서 열린 아마추어 만화 종합행사장 근처에서 한국의 청소년들이 왜색(倭色) 짙은 복장으로 코스프레를 하는 사진을 두고 일본 내 반한(反韓) 네티즌들이 비아냥대고 있다. 이들은 관련 사진을 돌려보며 “한국인들은 사실 일본 추종자들 아닌가”라며 희희덕대고 있다.

논란은 일본의 한 게임 및 애니메이션 전문 사이트가 최근 ‘한국에서 개최된 코믹 월드의 코스프레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20여장을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코스프레란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의 줄임말로 컴퓨터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인물로 분장해 사진을 찍거나 뽐내며 즐기는 일을 가리킨다.

사이트에 오른 사진을 보면 한국의 청소년들이 각종 게임이나 애니 속 등장인물로 분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부 사진에는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풍의 옷을 입은 청소년들도 있다.

관련 사진은 즉각 반한 네티즌들이 주로 모이는 거대 커뮤니티 ‘2CH(2채널)’ 등으로 퍼져나갔다.

사진을 본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우리가 K팝을 즐기듯이 한국에서도 우리 문화를 즐기는 부류가 있다니 보기 좋다”며 “일본과 한국이 계속 문화를 교류하며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반가워했다.

그러나 대다수 일본 네티즌들은 마뜩잖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한국은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반일감정이 강한 나라인데, 왜 어린 학생들은 이렇게 친일인가”라거나 “한국은 반일교육으로 학생들을 세뇌하고 있지만 일본문화를 갈망하는 어린 학생들의 열정까지는 꺾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인들이 우리(일본) 캐릭터를 따라하고 기모노 복장을 입는 것조차 짜증난다. 한국인들은 일본 애니도 보지 말라”는 식의 댓글을 달며 비아냥을 퍼붓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