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의사들, 국내 에볼라 의심환자 관리체계 미흡

기사승인 2014-11-22 14: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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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기자의 건강톡톡] 의사들, 국내 에볼라 의심환자 관리체계 미흡

대한의사협회가 국내 에볼라 의심환자에 대한 관리체계가 미흡하다며, 전국단위 긴급대응팀 조직과 공공의료기관 중심의 진료체계 확립을 주문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19일 대한의사협회가 ‘에볼라 바이러스병 대응 좌담회’를 열고, 에볼라 발생지역인 서아프리카 3국과 가깝고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던 나이지리아, 콩고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카메룬의 보건당국 관계자를 초청해, 에볼라 차단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전략과 정책적 경험에 대해 전문가 간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는데요.

좌담회에는 카메룬 보건부 사무총장인 Prof. Sinata Koulla-Shiro와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 대한의학회 김동익 회장, 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 국제보건의료학회 서경 회장,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서원석 사무총장, 신현영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 대한예방의학회 기모란 에볼라TFT팀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Sinata Koulla-Shiro 사무총장은 카메룬은 에볼라 발생국가를 방문한 모든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21일 동안 집에서 자가격리를 의무화 하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으며, 의료진을 포함한 관리담당자가 방문하거나 또는 전화를 통해 일단위로 의학적 상태를 점검 관리하고 있다며, 특히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접촉경로를 추적해 접촉한 모든 사람을 자가격리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메룬 입출입 공항에서는 아프리카 전 지역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신고서를 작성해 의심증상은 없는지 확인하고 입국심사 시 열감지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에볼라 유입차단을 위한 검역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공항주변에 치료센터를 마련하고, 이 치료센터를 중심으로 혹시 모를 에볼라 환자 발생시의 비상상황에 대비하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합니다.

카메룬에서는 이미 전국 주요 병원 의료진 700명 이상에게 에볼라 보건안전관리 훈련을 이수토록 했으며, 의심환자 발생 시 즉각적인 이송과 대응을 할 수 있는 Rapid Intervention Team(RIT, 에볼라 긴급대응팀)을 전국적으로 조직해 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여기에 WHO와 CDC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에볼라 감염을 예방하고 위생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보호장구 착탈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시뮬레이션 교육하고 있으며, 아울러 의료인들에게 3일 코스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의사협회는 카메룬 보건부, 외교부, 경찰 등 모든 관계부처 및 WHO, UNICEF, MSF 등 에볼라 관련 NGO 그룹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감염감시체계를 잘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의심환자 이송과 대응체계가 미비해, 적극적인 대처가 조속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추무진 의사협회 회장은 정부 모든 관계당국과 보건의료전문가 간에 더욱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비상상황 발생시 컨트롤 타워와 대응지침 등을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충분한 안전보호장비가 지급돼야 하며 교육훈련도 더 실질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철저한 준비를 강조했습니다.

의사협회는 에볼라 위기상황에 직접적으로 노출됐음에도 국가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이를 저지한 카메룬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토대로 정부에 조언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며, 정부도 에볼라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료진을 파견할 예정인 만큼 카메룬의 국가전략을 배워 안전대책을 확실히 세워야겠습니다.

에볼라 위기상황이 국내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가보다는 일어났을 경우를 가정해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