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질소과자’ 포장 가이드라인 수정해야

기사승인 2014-09-29 12: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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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조규봉 기자] ‘질소과자’ 포장 가이드라인 수정해야

제과업체들의 과도한 제품 포장이 결국 대학생들에게 조롱꺼리가 되고 말았다. 제과업체들은 환경부 포장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더해지는 모습이다.

일부 대학생들은 최근 질소 과자로 뗏목을 만든 후 한강을 횡단함으로써 제과업체들의 과대포장에 대해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대학생들의 이 같은 포퍼먼스는 즉각 페이스북 등 SNS에서 큰 반향을 이끌어 내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질소과자’는 제과업체들이 과자 부스러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으로 과자 포장에 질소를 넣음으로써 내용물의 손상을 막기 위함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소비자들의 민원이 질소과자의 단초였다.

이처럼 질소과자의 도입취지는 좋았다. 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을 위한 긍정적인 시도라는 평가도 있었다. 일부 제과업체들은 제품이 손상되지 않는 질소과자를 홍보의 수단으로도 활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제품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심어주기도 했다.

대학생들이 질소과자를 한강에 띄운 이유도 이들 질소과자를 도입한 것처럼 일종의 시도였다. 질소과자가 뗏목이 될 수 있을까, 없을까. 이들의 시도는 통했다. 한강을 황단하고도 남을 정도로 튼튼 뗏목 역할을 했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도입했던 질소 과자의 취지가 이제는 그것을 이용해 한강에 뜰까 안 뜰까를 고민하게 할 정도로 놀림감으로 전락했다. 제과업체들 꼴이 아주 우스워졌다. 티비광고를 통해 웰빙이니, 짠맛을 줄였다느니 선전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대학생들의 질소과자 포퍼먼스는 소비자들에게 질소과자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를 줬다. 반대로 제과업체들은 이미지를 구겼다. 소비자단체들이 문제가 있다고 시정해달라고 외칠 땐 사실 콧방귀도 안 꿨던 제과업체들은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하며 개선책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당장 대책이 나올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질소 포장이 환경부가 마련해놓은 가이드라인의 테두리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가이드라인을 수정하는 공청회를 여는 것도 방법이다./ ckb@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