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현아 “대중이 생각하는 나? 자극적일 수 있지만…”

기사승인 2014-07-25 08: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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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人터뷰] 현아 “대중이 생각하는 나? 자극적일 수 있지만…”

‘독보적 존재감’ ‘핫 아이콘’ ‘패왕색’ 등 수식어도 여럿이다. 매번 역대급 섹시 콘셉트로 숱한 화제를 뿌린다. 그런 현아가 돌아왔다. 어느새 세 번째 솔로 앨범이다.

선공개 타이틀곡 ‘빨개요’ 티저 영상에서 현아는 아찔한 하이힐과 핫팬츠, 가슴골이 드러나는 노출 의상을 입고 섹시한 자태를 뽐낸다. “또 섹시 콘셉트”라고 식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아는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아이콘들을 노래 가사에 담았다고 했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현아. 제가 원숭이띠고 빨간색 제일 좋아해요.”

미니앨범 ‘A Talk’ 발표를 앞두고 현아는 어떤 준비를 했을까. 현아는 너도나도 앞세우는 섹시 콘셉트지만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인지를 솔직히 밝혔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팬들이 어떤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것으로 생각하는지 고민도 담겨 있었다.

처음 본 현아. 첫 인상은?

새빨간 립스틱. 진한 스모키 화장을 한 현아는 시선을 한 번에 집중시키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슬림한 몸매 사이로 보이는 타투는 ‘쎈 언니’라는 인상을 풍긴다.

“‘빨개요’ 노래 들어보셨어요? 어때요?”라고 물으며 다소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1년 9개월 만에 돌아왔어요. 이번 주 금요일 ‘뮤직뱅크’로 음악방송을 시작해요. 잘 부탁드려요”라고 수줍게 말했다.

앨범 준비에 공을 들인 만큼 현아는 기대와 걱정도 컸다. 인터뷰 내내 현아는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했다. 솔로 외에도 포미닛, 트러블메이커로도 활동했기에 지금까지 쌓아온 그룹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솔로 앨범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다섯 트랙 중 세 곡에 작사로 참여한 현아는 “내 이야기를 노래로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기회가 된다면 솔로앨범의 수록곡 전부를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어요. 함께하는 안무 크루들도 다양한 색깔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해 크루 오디션도 진행했어요. 곡마다 다양한 소재로 내 이야기를 담아봤어요. 남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 남녀 사이의 스킨십, 싫어하는 사람들을 이름을 적어 그어버리는 내용 등을 노래로 풀어봤어요.”

“현아라는 브랜드 만들고 싶다”

타이틀곡 제목이 ‘빨개요’다.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임팩트가 있다. 현아는 빨간색 애호가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제목을 지은 이유를 밝혔다.

“빨간색 자체가 저희 팀 포미닛에는 의미가 커요. 빨간색 의상을 입을 때 마다 1위를 차지해 좋은 의미를 가져다주는 색이라 믿어요. 레드 색감을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요. 빨간색 하면 립스틱이나 매니큐어가 떠오르잖아요? ‘빨개요’ 노래를 통해 현아라는 브랜드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가사 자체도 입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좋았어요.”

대중이 생각하는 현아의 빨간색? 자극적일 수 있지만…

섹시한 이미지로 ‘패왕색’이라 불리는 현아지만 정작 자신은 평범한 캐릭터란다. 주변의 꾸며주는 스타일리스트나 아티스트들의 손길에 의해 ‘섹시하다’는 말을 듣는 것 같다는 것이다.

“섹시하다는 말은 대중이 생각하는 에너지라고 생각해요. 무대를 흡입할 수 있는 장악력이죠. 남자들이 일에 집중하거나 운동할 때 섹시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제가 무대에 집중한다는 것을 대중들이 알아준다고 생각해요. 빨간색 자체가 자극적일 수 있죠. 반면에 에너지 넘치고 포인트가 되는 색이라 ‘세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래도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인 몽키댄스와 연결해서 보면 재밌을 거에요. 레드가 뜨거운 느낌인 만큼 저도 ‘핫’ 해지고 싶어요.”

“능숙해졌다고? 가수활동 하면 할수록 여유 없어져”

현아는 “이번 앨범 활동이 재밌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현아는 과거보다 훨씬 여유가 생긴 것처럼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유는 없어지는 것 같아요. 잘 하는 분들도 너무 많고, 어렸을 때는 어린 게 무기였는데 말이죠. 1년에 세 장의 앨범을 준비해요. 이미지가 소비되는 점도 많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앨범 한 장 낼 때마다 발전한 점이 있으면 잘 하고 있는 거구나 생각해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어렸을 때 데뷔해 가사와 노래를 써주는 분들이 하라는 대로 했어요. 이번엔 처음으로 앨범 수록곡 작사를 맡아 무대구상을 하고, 크루들을 이끌어가면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앨범 한 장이 나오기 까지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도 하나하나 다 배울 수 있었어요.”

“데뷔 전 부터 루머 많았다.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2007년 열 여섯 살에 원더걸스로 데뷔한 현아는 건강 때문에 팀을 탈퇴했다. 하지만 팀을 나온 이유를 놓고 여러 소문이 돌았다. 이후 포미닛으로 다시 데뷔한 현아는 팀의 ‘섹시 이미지’를 맡았다. 포미닛에 ‘현아와 아이들’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현아의 존재감은 돋보였다. 그러나 섹시한 이미지의 여가수들이 갖는 루머는 늘 따라다녔다.

“어렸을 때는 너무 속상했어요.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되나 서운하기도 했죠. 루머들에 하나하나 신경 쓰고 마음 아파하다보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제가 제 자신을 아끼지 않고 좋아하지 않는데 무대에 서서 표현하면 누가 날 좋아하겠냐고 생각했어요. 루머에 일일이 마음 쓰기보다는 내가 하는 일을 조금 더 책임감 있게, 열심히 한다면 절 좋아하시는 분들 떠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에게 외면 받는 게 두려워?”

타이틀곡 ‘빨개요’ 노래 중 가사다. “너마저 떠나면 변할지도. 날 두고 떠난 다면 난 너무 외로울 거고.” 팬들에게 하는 말 일수도 있다. 역시 “팬들이 떠나면 두려움이나 걱정을 가질 것인가”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았다.

“그런 것까지 걱정하기에는 아직 어려서요.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깊게까지 생각 안해요. 이 가사는 작사가 오빠가 쓴 거에요. 저보다 더 걱정을 많이 해 준 거죠. 이 부분을 노래할 때 약간 울컥했어요. 노래는 잘 하지 못 했지만 감정이 좋아서 살렸어요. 감정이 사니까 가사도 더 잘 들리고요.”

성과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당돌한 답변을 내놨다. 새로운 도전과 시작에도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

“늘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시작하고 달리고 있는 거죠. 이것저것 활동하는 게 피곤할 수 있겠지만 너무 감사해요. 계속 바빴으면 좋겠어요. 솔로 앨범 목표요? 1위라는 뻔한 목표 잡는 것 보다 내가 만족할 수 있고 뿌듯할 수 있는 목표를 잡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앨범 수록곡 다 무대에서 퍼포먼스 하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도 1위하면 좋죠.”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