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카페베네 매장에 헬멧과 운동복 차림 아저씨들 모여..왜?

기사승인 2013-11-03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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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카페베네 매장에 헬멧과 운동복 차림 아저씨들 모여..왜?

[쿠키 연예] 지난 2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카페베네’ 매장에 헬멧과 운동복을 착용한 남성 60여명이 모여 단팥죽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팝저씨’들이 카페베네 청담파라곤 매장에 방문해 크레용팝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카페베네의 단팥죽을 시식하는 ‘번개 모임’을 가진 것. ‘팝저씨’란 크레용팝과 아저씨의 합성어로 크레용팝의 열성적인 삼촌팬을 지칭한다.

이들은 이날 모임을 ‘팝저씨 대첩’이라고 칭했다. ‘팝저씨’들은 매장 곳곳에 부착된 크레용팝의 다양한 사진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는 한편, 팬사이트 운영진이 보유하고 있던 크레용팝 사인 CD를 추첨을 통해 증정하는 이벤트도 열었다.

이번 모임의 특징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팬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 팬카페에 올라온 번개모임 공지를 보고 이번 모임에 참석했다는 문남용(47)씨는 “스타가 참석하지 않는 자리에 팬들끼리 자체적으로 모여 이벤트를 벌일 수 있는 이유는 크레용팝과 관련된 모든 것이 일상탈출을 꾀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 즉 즐길거리가 되기 때문”이라며 “이왕 카페를 이용한다면 크레용팝이 광고 모델로 발탁된 카페에서 단체로 모임을 갖는 것 또한 팬들 사이의 즐겁고 유쾌한 이벤트다”라고 이번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다른 팬인 이홍길(35)씨는 “크레용팝의 팬덤은 동호회 성격과 비슷하다”며 “크레용팝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놓고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세대차이 없이 함께 응원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지친 일상 가운데 작은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모임에 크라잉넛의 멤버 이상면이 ‘팝저씨’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면은 “사실 크레용팝과 크라잉넛은 비슷한 점이 많다”며 “초창기 악성루머에도 시달렸었고, 길거리에 직접 나가서 공연도 했고, 멤버도 다섯 명인데다가 리더도 없고, 쌍둥이도 있다. 공감할 것이 많다”고 말해 크레용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팝저씨 대첩’은 전국 단위로 이뤄졌다. 부산, 천안아산, 대구, 대전 등 전국 각지의 크레용팝 팬들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카페베네 매장을 방문해 팥죽을 시식하며 크레용팝을 응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