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훈 기자] 산업재해 사망자 7500명… 노동 현장에 ‘안전’은 없다

기사승인 2015-04-27 18: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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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당진제철소를 불시 방문한다. 현대제철 임직원들에게 안전은 소중한 생명의 문제이며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의 기본으로,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후 약 일년 만에 또 사망사고가 터졌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40대 노동자가 쇳물 분배기에 추락해 사망한 것이다. 안전을 강조한 정 회장의 불시방문이 무색하다.

노동부는 ""현대제철 쇳물 추락사가 안전난간이 없어 일어난 산업재해""라고 밝혔다.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펜스만 설치했어도 40대 노동자는 살 수 있었다.

포스코에서도 최근 포항제철소 2고로 개보수현장에서 크레인이 옮기던 중량물(슬래그)에 승합차가 깔려 승합차 운전자가 현장에서 숨졌다. 현대건설도 최근 10년간 기업별 산업재해 사망자 수 110명으로 가장 많아 불명예를 얻었다. 안전 예산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대기업에서 이런 사건이 자주 일어나 아쉽다.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지난 4년간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약 7500명이다. 년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 1860명, 2012년 1864명, 2013년 1929명, 2014년 1850명으로 매년 2000명에 달한다. 가정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고들이 안전에 대한 무관심과 불감증 때문이라는 것이 더 슬프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2013년 업무상사고 사망재해원인분석에 따르면 사망재해 발생형태에서는 사람이 떨어짐(추락)으로 인한 사망 재해자는 348명(34.8%)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물체에 부딪힘(충돌) 158명(15.8%), 끼임(물체) 124명(12.4%), 깔림(물체)·넘어짐(사람) 104명(10.4%)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재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또 다른 사고를 부르는 요인이다. 실제 산업재해가 일어나는 사업장은 기본적으로 과태료가 부과될 뿐 특별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물론 예측불허의 상황이 자주 생기는 게 산업 현장으로 산업재해를 100% 예방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고 방지하면 산업재해의 확률은 줄일 수 있다.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근로자는 한 가정의 가장이며 회사의 조직원이다. 근로자가 노동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죽어나가는 현실이기에 더더욱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이를 알면서도 보완하지 않는 기업들은 그야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 하는 것이다. hoo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