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매출하락’ 백화점업계가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이유

기사승인 2015-04-25 02: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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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기자의 호시탐탐] ‘매출하락’ 백화점업계가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이유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백화점업계가 봄나들이 철을 맞아 역대 최대 할인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년만 못한 매출을 할인전을 통해 만회하기 위해서라는데요. 그런데 소문난 잔치에 정작 먹을 것은 없다고 합니다. 할인전을 빙자한 꼼수 판매라는 지적만 일고 있습니다. 백화점업계는 할인전을 통해 조금이라도 매출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할인전 자체가 상품구매를 위한 미끼상품이어서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신뢰만 잃고 있다는 겁니다.

먼저 유통업계의 대표 ‘짠돌이’기업 롯데백화점은 블랙 쇼핑데이 행사(사진)를 1, 2차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1차 행사는 생활가전 및 식품 상품군을 판매하는 ‘리빙&푸드페어(Living&Food Fair)’, 2차 행사는 해외명품, 잡화, 골프·스포츠·아웃도어 등 패션상품을 총망라해 판매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례적으로 백화점 휴점일에 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지난 20일 월요일 휴점일에 문을 열고 대형 할인행사에 들어갔습니다. 봄 정기세일기간을 기존 17일에서 10일로 줄인 대신 경쟁사 백화점들이 문을 닫는 휴점일에 모든 점포에서 대형 할인행사를 연 것입니다. 이날 신세계는 의정부점을 제외한 모든 점포에서 패션과 잡화, 식품, 생활 등의 인기상품을 최대 70% 할인판매 했습니다.

제품 할인 판매 상황은 나머지 백화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출 하락을 눈뜨고만 보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소비자들 시각은 별로 입니다. 역대 최대 물량을 푼다는 광고를 보고 가봤지만 실제 할인폭은 평상시와 다를 게 없다는 군요. 오히려 기분만 상했다고 합니다.

직장인 이주현(30·여)씨는 “백화점 세일 소식에 평소 점찍어둔 가방을 구매하기 위해 가봤지만, 정작 원하는 가방은 정가에 판매되고 있었다”며 “원래 백화점 세일한다고 하면 잘 안 믿었는데, 이번 같은 경우 워낙에 대대적으로 한다고 하니까 속는 셈치고 가본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래서 미끼상품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김씨 한명만이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복수의 소비자들은 “신상품 혹은 예뻐서 사려고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기에 바빴습니다. “고객님 죄송합니다. 그건 할인상품이 아니라서요”라는 백화점 매장 직원의 싸늘한 말 때문이지요.

백화점들은 이렇게 미끼 할인전을 이용해서 1/4분기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미끼상품에 당한 일부 소비자들도 많았다는 것이지요. 롯데백화점은 할인행사로 단기간에 총 6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다른 백화점들도 평균 1.8%에서 3.3% 수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수익 폭이 지난해보다는 1%정도 감소했다고 합니다.

아웃렛과 면세점 때문에 백화점들이 매출하락의 고배를 마시고 있는 상황에서 어쨌든 할인 꼼수가 통해 다행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 커진 듯하네요. 당분간 백화점들이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ckb@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