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한전부지 계획 발표에 강남 호텔업계 ‘들썩’

기사승인 2015-02-02 10: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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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진환 기자]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에 대한 개발 구상과 사전협상 제안서 내용이 보도되자 강남 일대 호텔업계 종사자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115층(높이 571m) 건물에 본사 사옥을 포함한 업무시설, 전시컨벤션, 호텔, 판매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개발 구상을 밝혔다. 그 중 115층 본 사옥 옆에 62층 건물에는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호텔업계 종사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의견은 크게 호텔과 컨벤션이 들어와 강남 일대 호텔업이 더욱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과 이미 과포화 상태에서 경쟁만 치열해져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갈렸다.

현재 삼성동 코엑스를 둘러싸고 하얏트 호텔 그룹의 ‘파크 하얏트’와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총 3개의 특1급 호텔이 위치해 있다. 또 동급인 레지던스 호텔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도 있다.

여기에 그랜드 인터컨티넨탈과 인터컨티넨탈 코엑스를 소유하고 있는 파르나스호텔(주)이 현재 인터컨티넨탈 호텔 옆에 건설 중인 파르나스타워에 스타우드 호텔 그룹의 최고 브랜드인 ‘럭셔리 컬렉션’도 오픈할 예정이다.

호텔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과연 장사가 되냐?”다. 현대차가 목표로 하는 완공시점인 2020년에는 서울시에도 최소 5개의 특1급 호텔과 10~20여개의 비즈니스급 호텔이 추가로 들어서게 된다.

이미 포화상태라는 분석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의 대형 호텔까지 들어서게 되면 지나친 경쟁이 불가피 하다는 전망이다. 현재도 코엑스 주변 특1급 호텔들의 영업이익률이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높지 않은데, 경쟁이 심화되면 결국 서비스는 올리고 가격은 낮춰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은 더 나빠진다는 계산이다.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호텔리어의 입장에서는 신규 특급 브랜드의 국내 론칭이 분명 기회다. 호텔업계가 이직을 통해서 연봉 등 개인의 처우를 개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 특1급 출신 호텔리어들의 몸값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대기업 계열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용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 계획대로 삼성동 일대가 마이스 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하게 되고 다양한 국제행사를 많이 유치하게 된다면, 특1급 외에도 주변의 특2급이나 비즈니스 호텔들에게도 호재가 된다. 통상 마이스 행사나 국빈 행사의 경우 VIP숙소 외에도 수행원들과 취재진 등이 묵을 호텔들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강남 일대의 특2급과 비즈니스급 호텔들이 꽤 괜찮은 영업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 마이스 산업 활성화는 분명 더 큰 기회가 된다.

반면 마이스 산업이 커진다고 호텔의 수익이 같이 증가하진 않는다는 시각도 있었다. 호텔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체류형 마이스 산업이 커야 하는 데, 결국 국내 행사가 아닌 해외행사가 많이 열려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역 특1급 호텔의 한 관계자는 “마이스 산업이 결코 호텔 혼자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해외에 충분한 영업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는데,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국외 행사가 아닌 국내 행사만 몰리게 된다면 숙박에서 가장 많은 이윤이 나는 호텔 업계로서는 큰 도움이 안된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호텔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업에 큰 관심이 없던 현대그룹의 성격을 감안하면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호텔 시장에 뛰어들 확률은 적다”며 “마이스 행사를 위해 입국한 외국인 VIP 비즈니스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면 분명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들여올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미 스타우드와 하얏트 그룹의 최상위 브랜드가 코엑스에 위치한 상황이므로 타 호텔 그룹의 브랜드 중 최상위 급에 관심을 기울일 듯 하다. 그리고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한 제2롯데월드에 들어설 호텔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goldenbat@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