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 ‘검찰 성상납’ 명단 57명 실명 공개

기사승인 2010-04-19 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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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MBC ‘PD 수첩’이 20일 법의 날(25일) 특집 프로그램으로 소문만 무성하던 검찰과 이른바 ‘스폰서’의 밀착관계를 고발할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MBC에 따르면 20일 밤 857회 PD수첩에서는 제작진이 확보한 84년 3월부터 09년 4월까지 향응 및 성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 57명의 실명이 기록된 문건 공개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 문건에는 ‘ㅂ’ 지검장과 ‘ㅎ’ 부장 등 법무부 고위직 인사 및 부장검사를 포함, 성접대를 받은 100명 이상의 전·현직 검사들이 적혀있다. 이른바 검사 ‘X파일’인 셈이다. PD수첩은 이 문건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에 착수했다.

이 문건은 1980년대 경남 일대를 무대로 대형 건설 회사를 운영하던 홍두식 사장(가명)이 작성한 것으로, 그는 84년부터 검사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 지난 25년 동안 검사들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

홍 사장은 방송에서 “그날그날 만나는 검사들에게 술을 사고, 숙박을 책임지고, 성 접대하는 것이 내 임무였다”라고 고백한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명절때마다 선물을 전달한 것은 물론 정기적으로 현금을 상납하기도 했다.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당시 차장검사였던 ‘ㅎ’ 부장이 후배 검사들과 함께 홍 사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 그 중 일부는 성 상납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하지만 PD수첩 취재에서 당사자는 술자리 접대는 시인했지만 성상납은 부인했다

2003년엔 당시 형사1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ㅂ’ 지검장이 당시 형사3부장 검사로 재직 중이던 ‘ㅎ’ 부장과 함께 홍 사장으로부터 향응을 받는 등 이 문건에는 홍사장이 검사들에게 성접대를 한 정황이 다수 등장한다.

문건에 등장하는 검사들 대다수가 제작진에게 접대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당시 접대에 사용된 상당수 수표 번호도 고스란히 기록돼 있어 홍 사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PD수첩 최승호 PD는 한 일간지와의 통화에서 “원래는 법의 날 특집으로 우리나라 사법부 전반에 드리운 부정 등에 대해 취재할 예정이었으나, 취재 중에 이같은 문건을 입수하게 됐다”며 “취재 중에 느낀 점은 ‘언론도 마찬가지지만 검찰도 비판받는데 참 익숙하지 않는 조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건에 거론된 검사들 대부분이 관련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고 심지어는 모든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등의 사실상 협박하는 분들도 꽤 많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