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 뛰어든 사노피·GSk…“상용화까진 수년 걸릴 것”

기사승인 2016-02-05 14: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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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 뛰어든 사노피·GSk…“상용화까진 수년 걸릴 것”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전세계적으로 지카바이러스가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자 백신 개발 경험이 있는 세계적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파스퇴르, GSK(글락소 스미스 클라인), 화이자, 다케다 등이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고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백신 개발에 있어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뎅기열 백신 경험 사노피 파스퇴르, 백신 개발 착수 결정

최근 120년 전통의 백신 개발 기업인 사노피 파스퇴르(이하 사노피)가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황열 백신과 일본뇌염 백신 개발 뿐 아니라 뎅기열 백신까지 허가 받은 백신 전문 제약사다.

사노피는 최근 허가된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Dengvaxia?)에 대한 사노피 파스퇴르의 전문 지식과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는 연구개발 및 산업 인프라를 신속하게 투입해 지카 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이해하고 임상 개발할 후보 백신을 확인하는 작업을 가속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노피 파스퇴르의 연구개발 분야 글로벌 수장인 존 샤이버(John Shiver)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에 사노피 파스퇴르 내부의 최고 전문가들을 동원하고 지카 바이러스 발생 지역에 있는 세계 곳곳의 과학자들 및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지카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연구개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뎅기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플라비 바이러스에 속하는 지카 바이러스는 뎅기열과 동일한 모기종에 의해 확산되며 뎅기열과 유사한 급성 임상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초래되는 흔한 증상으로는 열, 발진, 관절 종창, 결막염, 두통이 있다. 그러나 임산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아기가 소두증이라는 심각한 선천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희귀병인 소두증은 일반적으로 뇌의 발달을 손상시켜 비정상적으로 작은 머리를 유발한다.

지카 바이러스 백신 프로젝트를 이끌게 될 니콜라스 잭슨(Nicholas Jackson) 박사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의학적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노피 파스퇴르는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촉구하는 전세계적 요청에 응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심각한 선천성 합병증에 노출될 가능성뿐 아니라 새롭게 보고된 위험한 신경 질환과 지카 바이러스와의 관계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카 바이러스는 보건학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바이러스로 간주됐다.
그러나 지난해 5월에 범미보건기구(PAHO)가 브라질의 첫 번째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확진과 관련된 경보를 발령했고 그 이후 지카 바이러스는 미주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미 당국은 지카 바이러스가 푸에르토리코에서 지역적 전파 사례가 있었고 여행 후 미국 본토로 돌아오는 국민들 중에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GSK·MSD·화이자 등도 백신 개발 나서

영국 제약사인 GSK,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 일본 제약사인 다케다제약 등도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에 나섰다.

GSK는 제약기업 중 백신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GSK는 모기 매개 감염병인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카바이러스 백신도 연구키로 했다. 최근에는 미국 이노비브 제약사 등 바이오기업들과 연계해 지카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 탐색에 나섰다.

아시아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나섰다. 일본 상위 제약사인 다케다제약은 백신 개발을 위해 내부적인 전담팀을 꾸린 상황이다. 참고로 다케다는 지카바이러스와 비슷한 계열인 뎅기열 백신에 대한 최종 임상을 앞두고 있어, 지카바이러스 개발에도 가속도를 붙일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DNA 백신 개발사인 진원생명과학이 미국 바이오 벤처기입언 이노비오와 협력해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백신 개발까지 최소 10년? 연구자들 "갈 길 멀다"

미국 화이자 제약과 존슨앤드존슨은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자궁경부암 백신 등으로 백신 전문 제약사로 거듭나고 있는 MSD(머크)는 주요 전문가들과 백신 후보 물질 개발에 나섰다.

다만 백신 개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부족은 백신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실제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 따르면 뎅기열에 관련된 학술 논문은 1만4840편, C형 간염 관련 논문은 7만3764편에 달했다. 반면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242편에 불과해 아직까지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백신 개발에는 오랜 시일이 걸린다. 통상 한 개의 백신이 개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걸린다. 다국적제약사인 사노피의 백신 부문 사노피파스퇴르는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이 개발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했다.

뎅기열을 최초로 개발한 사노피파스퇴르는 지카바이러스를 개발하는 데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노피의 메리 캐스린 대변인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백신을 개발할 능력이 있는 가늠하기에는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 사노피파스퇴르는 최근 세계 첫 뎅기열 백신을 만드는데도 20년을 소요했다. 때문에 아직까지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더 오랜 시일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는 게 주요 제약사들의 설명이다.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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