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분만실·신생아실 운영 포기?

기사승인 2014-11-05 09: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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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 “경북대칠곡병원 건립하면서 본원 산과 운영 사실상 포기했다”

국립대학 부속병원인 경북대학교병원이 사실상 분만실과 신생아실 운영을 포기해 지역거점 공공병원이자 3차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포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경북대병원 노조)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북대병원 본원이 산과를 운영하지 않는 3차병원이라며, 본원의 분만실·신생아실 운영 포기는 공공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경북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은 칠곡 제2병원 개원 이후 본원의 분만실과 신생아실을 이전하고, 이를 핑계로 본원의 신생아실을 대폭 축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분만실 운영은 사실상 포기했고, 이는 대구·경북 지역 거점공공병원이자 3차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경북대병원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북대병원 측은 “본원의 환자 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진료를 하지 않는 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가 공개한 경북대병원 본원의 월별 분만건수 현황에 따르면 1월 58건, 2월 52건이었던 분만이 3월 4건, 4월 2건, 5~6월 1건, 7월 2건, 8월 1건, 9월 2건으로 대폭 줄었다. 경북대병원 노조 측은 “단순히 환자 수가 줄어든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본원의 분만실 운영은 사실상 중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경북대병원 본원의 경우 산과 외래 역시 주1회 반나절씩만 운영하고 있으며, 모자동실과 신생아중환자실을 분리 운영하던 것을 현재는 ‘육아실’이라는 이름으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북대병원 노조는 출생 직후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지역 의료의 최종 담당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경북대병원이 그 공공적 역할을 포기한 것으로 절대 일어나는 안 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경북대병원 노조는 실제 병원에서 출산을 하지 못하고 서울지역 병원에서 출산을 하게될 산모의 사례를 제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산부인과병원(대구·경북지역)에서 치료받던 산모가 태아 이상을 발견하고 경북대병원으로 전원됐다. 당시 태아는 대혈관전위로 진단받았고, 분만 후 본원에서 수술할 것을 권유받고 경북대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실시했다.

하지만 경북대병원 측은 임신 32주경 산모에게 “산과의 칠곡 제2병원 이전에 따라 본원에서 분만할 수 없다”고 통보했으며 “칠곡병원에서 분만 후 응급차로 신생아를 본원으로 이송해 수술해야 하는 상황이나 태아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서울로 전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노노 측은 밝혔다.

이에 해당 산모는 서울 ○○병원에 출산 예약을 하고, 출산 후 지낼 원룸까지 구해야 하는 등 500만원 이상 추가비용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었다. 특히 경북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해당 산모는 출산예정일과 비슷한 시기에 응급으로 본원에서 분만할 수밖에 없는 다른 산모가 입원해 본원에서 출산할 수 있었으나, 비슷한 이유로 실제 서울 ○○병원으로 전원해 분만·치료받은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경북대병원 노조는 “경북대병원이 국립대병원으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한다. 즉각 본원의 산과 진료 및 분만실·신생아실 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