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집단 자위권 난 반댈세”…‘시한부’ 전 日자위대의 페북 글, 인터넷 강타

기사승인 2014-07-29 00: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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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집단 자위권 난 반댈세”…‘시한부’ 전 日자위대의 페북 글, 인터넷 강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전직 일본 자위대원이 ‘집단 자위권 반대’ 호소 글이 인터넷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28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히메지시에 사는 도로 노리카스(60·泥憲和)씨다.

신문에 따르면 그는 젊은 시절 방공미사일 부대 등 6년 간 자위대에 근무했다. 도로씨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각의(국무회의)에서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기로 결정하기 전날인 지난달 30일 고베(神戶)의 거리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여기서 그는 “자위대의 일은 일본을 지키는 것이지 생판 모르는 나라에 가서 죽이고 죽는 일이 될 수 없다”며 집단 자위권 용인 결정 반대를 외쳤다.

그는 아베 총리가 지난 5월 15일 집단 자위권 용인 방침을 처음 공식적으로 밝혔을 땐 그림을 동원해가며 아베 총리의 논리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해외 유사시 대피하는 일본인을 태운 미군 함정을 자위대가 호위하려면 집단 자위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예리하게 지적한 것이다.

그가 거리에서 연설을 할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연설 전문을 SNS에 올리면서 인터넷의 힘이 발휘됐다. 네티즌들이 글을 퍼나르면서 그의 연설문에 찬성하는 사람이 날로 늘어난 것이다.

도로씨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했다.

여기서 그는 “내가 반대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을 지키는 얘기가 없다. 걸어온 싸움에 정당 방위로 대항한다는 것이 아닌 남의 싸움에 뛰어들어 간다는 것”이라며 “왜 그런 것에 자위대가 이용돼야 하는가. 남의 싸움을 ‘사러’ 갔다가는 도리어 원한을 사게 된다”고 강조했다.

도로씨는 “자위대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사용하는 훈련을 매일 하고 있다. 한방 쏘면 사람이 박살 나고 날아가 버리는 엄청난 무기를 가진 조직”이라며 “그래서 자위대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써 줬으면 좋겠다. 나는 자위대에서 ‘군대는 흉기다’라고 배웠다. 사용법을 틀리면 돌이킬 수 없다”고 호소했다.

각종 언론사 조사에서도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에 반대하는 일본인은 과반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대한 뒤 고향에서 피혁가공업에 종사한 도로씨는 ‘부라쿠민’(部落民)으로 불리는 하층민에 대한 차별철폐 운동에 참여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평화운동에 몸을 담게 됐다. 그는 일본내 혐한 시위에 반대하는 활동도 병행했다. 지난 4월 암으로 살 날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통보를 받은 뒤에는 직장도 그만두고 강연회 등을 통해 ‘평화주의’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그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국민의 ‘평화 마인드’는 만만치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섭 기자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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