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우회서 임상시험 정보 공유…난치암일수록 관심 커

기사승인 2016-03-22 09: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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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윤리적 문제 해결되자 환자 관심 증가
주치의 직접 권유 또는 환우회서 정보 공유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임상시험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을 찾았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임상시험은 신약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인식되며 암환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임상시험 수준은 수많은 시행착오 단계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도 보완을 통해 시험의 윤리적 문제들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대형병원 임상시험센터는 피험자보호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임상시험이 윤리적으로 수행되는지 심의해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피험자)를 보호한다.

또한 두 의료기관 이상이 참여하거나 환자 규모가 큰 임상시험에 대해서는 기관윤리생명심의위원회(IRB)가 연구자의 임상연구계획서를 검토한 뒤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 시험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임상시험 정보 어디서, 어떻게 얻나

국내 암 전문가들은 세 가지 경우를 꼽았다. 일단 주치의로부터 제안을 받게 되는 경우다. 혈액종양내과 의료진 가운데 새로운 항암제를 연구 중인 경우 이를 자신의 환자에게 제안해볼 수 있다. 위암 환자 심희복 씨도 이 같은 경우였다. 심 씨는 “첫 암진단을 받을 때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다. 거의 포기할 때쯤 병원을 옮겨 찾아간 곳에서 임상시험을 권유받았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임상시험 정보를 얻는 주된 경로는 환우회를 통해서다. 일단 회원수가 많은 환우회는 그 안에서 정보 교류가 활발하다. 또한 특정 대형병원에서 만들어진 환우회일수록 간호사가 환우회를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임상시험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다.

적극적인 환우라면 이른바 평가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의료진에게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S병원 임상연구간호사는 “임상시험에 참여할 때 자신이 가짜약 군(group)에 속할까봐 오히려 걱정하는 환자들이 있다. 제비뽑기할 때 자신이 임상신약 군에 뽑힐 수 있도록 알려달라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형병원에서는 임상시험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해 환자를 직접 모집한다. 환자들은 해당 사이트에서 임상시험의 종류와 시험기간, 의료혜택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일일이 물어보며 발품 파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임상시험의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되는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A병원의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임상시험이 지나치게 미화되어서 환상을 갖고 참여했다가 효과가 없어 크게 실망하는 바람에 오히려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기적이 일어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환상 속 신기루 같은 이미지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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