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메이즈 러너:스코치 트라이얼’ 할리우드 공식 배반한 영화의 중후한 압도감

기사승인 2015-09-08 16: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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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리뷰] ‘메이즈 러너:스코치 트라이얼’ 할리우드 공식 배반한 영화의 중후한 압도감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은 미로를 탈출해 더 커다란 곳에서 헤매고 살아남는 주인공들을 그렸다. 전작인 ‘메이즈 러너’에서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인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은 시리즈물의 두 번째 이야기로서는 꽤 모범적인 형태로 만들어졌다.

세계를 바이러스로부터 구하기 위해 면역을 가진 아이들을 미로에 가두고, 그 미로에서 살아남는 아이들을 관찰하겠다는 거대한 집단 ‘위키드’의 음모에서 탈출한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와 민호(이기홍), 뉴트(토마스 브로디 생스터), 트리사(카야 스코델라리오) 등은 그들을 위키드에게서 구해내겠다는 어떤 집단에 의해 한 시설로 이동된다. 시설에서 간단한 건강 검진을 마치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켜 주겠다는 집단은 알고 보니 위키드에 속한 집단이었다. 아직도 위키드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들은 시설을 탈출하고, 멸망한 세계와 맞닥뜨린다. 좀비 바이러스 ‘플레어’에 감염된 인간들, 사막화된 도시 등에 둘러싸인 주인공들은 자신들을 도와 줄 제 3의 조직을 찾아 나선다.

영화는 여태껏 만들어져 온 할리우드의 원작 기반 시리즈물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원작의 이야기를 따라가기에 여념이 없다. 계속해서 바뀌는 환경에 매번 적응해야 하는 주인공들은 사건을 소화하기에만 바쁘다. 영화의 중요한 반전을 가져오는 인물인 트리사는 대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중간에 헤어져 행동하는 주인공들 중 스크린에 비치지 않은 인물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기대하기 어렵다. 심지어 원작에서 죽는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의 인기 때문에 계속 살아 움직이지만 조연이라 하기도 어려운 비중을 가진다. 이야기 구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구심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플레어’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사람 몇 만 명을 죽이는 것도 불사하는 ‘위키드’의 수장은 균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외부 환경에 감염 방지 장치 하나 없이 맨 얼굴로 등장해 위화감을 안긴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주어지는 전형적 역할들이 보이지 않거나 반전되는 것은 ‘메이즈 러너:스코치 트라이얼’에서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히로인인 트리사는 히로인의 충실한 역할을 해내기는커녕 배신자의 포지션에 선다. 듬직하고 힘이 되는 동양인 민호는 작품 후반에서 잡혀가는 공주님 같은 인상을 풍긴다. 트리사의 부재로 비어버린 히로인의 자리에 민호가 들어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랑스러운 얼굴을 한 캐릭터 뉴트는 오랫동안 함께 한 동료도 위험하다면 여지없이 구출을 재고해야 한다는 냉철함을 내비친다. 다만 이런 행동들에 개연성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그래픽과 박진감, 멸망한 세계의 중후한 압도감은 ‘메이즈 러너:스코치 트라이얼’을 보기 위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미국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을 즐겨 보는 이라면 익숙한 얼굴들이 여럿 등장한다. 16일 개봉, 12세가.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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