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칸의 여왕’ 전도연 “배우로서 갖는 목표? 처음부터 별 욕심 없었다”

기사승인 2015-05-22 15: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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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무뢰한’ 속의 여자 김혜경은 예쁘다. 인생의 반을 술집 여자로 살아왔지만 남은 것은 5억 원이라는 막대한 빚과 살인자로 쫓기는 연인뿐이다. 더 이상 예쁜 얼굴도 없고, 남자에게 여성적인 매력이 있는 여자도 아니다. 그래도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자존심은 그녀를 빛나게 한다. ‘점점 더 예뻐진다’는 말에 “큰일 났어, 자꾸 예뻐져서.”하고 웃으며 응수하는 ‘칸의 여왕’ 전도연을 21일 삼청동에서 만났다.

흔히 20대 여배우들은 연기력보다는 미모로 주목받는 일이 많다. 반대로 3, 40대가 되면 여성성보다 연기력이 주목받게 된다. 그러나 전도연은 조금 다르다. “20대 시절에도 저는 외모로서 주목받은 기억은 없어요. 그 때도 그저 귀여운 옆집 여동생 이미지였던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요? 요즘은 개성을 많이 보지만 1990년대에는 규정된 아름다음 위주로 여배우를 판단했거든요. 아무튼 저는 ‘여배우 스타일’의 배우는 아니었어요. 예뻐졌단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긴 한데, 제가 예뻐 보였다면 그건 김혜경 캐릭터를 통해 가능했던 것 아닐까요?”



영화 속 김혜경은 화장이 짙지도, 딱히 예쁘게 꾸미고 있지도 않다. 술집 여자지만 꾸며진 모습보다는 흐트러진 모습들이 영화의 주를 이룬다. 살인을 하고 수배된 연인은 김혜경의 집 보증금을 들고 도주하고, 그 돈마저도 날린 후 “3000만원만 더 해 달라”고 말한다. 김혜경은 남자를 숨겨줬다는 의혹을 받고 경찰에게 온갖 굴욕을 당하고 조사를 받은 참이다. 제 집 보증금을 남자가 불법도박을 하다 모조리 날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를 타박하기는커녕 “돈 구해보겠다”고 말한다. 그녀가 시련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시련에게 선택당한 여자지만 내내 관객은 전도연을 보며 예쁘다고 감탄한다.

전도연은 “부서지기 쉬운 여자라고 생각했다”고 김혜경을 설명했다. “선택당한 삶이라도 최선을 다하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믿는 여자예요. 악에 받친 삶을 살아내느라 내면이 잘 보이지도 않고요. 처절하고 고통스럽지만 그 상황을 견뎌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어요.” 선이 굵은 영화 ‘무뢰한’이지만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주연인 김남길도, 영화의 동기가 되는 박성웅도 아니다. 가장 가녀리고 약한 전도연이다. 힘든 인생을 사는 역할과 전도연의 조합은 진부하지만 막상 작품을 보면 매번 다른 연기를 한다. “저라는 배우 자체가 시나리오 선택 폭이 넓지는 않아요. 그래도 너무 뻔하고 쉬운 캐릭터보다는 인생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캐릭터들에 관심이 가긴 해요. 여배우 전도연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혹은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들이요.”

[쿠키人터뷰] ‘칸의 여왕’ 전도연 “배우로서 갖는 목표? 처음부터 별 욕심 없었다”


‘칸의 여왕’ 전도연이 쥔 것들은 너무나 많아 보인다. 미모, 연기력, 좋은 작품 운과 내로라하는 필모그래피, 수상 경력에 평탄한 가정과 예쁜 아이까지. 배우로서 가질 수 있는 더 좋은 것들이 있을까. 더 갖고 싶은 목표가 있느냐 물었더니 색다른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처음부터 욕심이 있어 여기까지 온 게 아니에요. 칸에서 상을 받고, 심사를 하고, 영예를 안는 것들은 제가 연기를 해 나가는 데의 과정이나 칭찬이 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목표는 아니거든요. ‘칸의 여왕’같은 수식어로 들뜨고 싶지는 않아요. 그저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고,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죠. 다른 목표나 이유는 없어요.” 배우로서 가지는 가장 순수한 동기다.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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