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소음성 난청’ 증가…“이어폰 사용 주의하세요”

기사승인 2014-11-05 08: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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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음성 난청’ 증가…“이어폰 사용 주의하세요”

한번 손상된 청력 회복 어려워, 조기 예방이 최선

음악을 좋아해 등하교시 항상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던 고등학교 2학년 A(17)군. 그는 최근 말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 친구들에게 사오정이라고 부른다. 또한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 자주 “뭐라고?”라고 되묻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로인해 고민에 빠졌던 A군은 병원 진단 결과 감각신경성 난청 중 ‘소음성 난청’이 의심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10대~30대 양측성 감각신경성 소음성 난청 환자 꾸준히 증가

디지털 기기인 MP3, 스마트폰 등의 전자음과 자동차, 비행기 등 일상생활에서의 소음 노출 빈도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난청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은 물론 30대까지의 젊은 연령층에서 소음성 난청을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30대 이하가 전체의 38%로, 이는 60대 이상이 17%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수치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소음성 난청은 잦은 이어폰 사용이 가장 원인으로 꼽힌다.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10대 대부분이 상당한 음량으로 귀에 무리를 주고 있기 때문. 이는 이어폰으로 큰 소리가 한꺼번에 달팽이관에 전달되면 달팽이관의 청력 세포를 손상시킨다. 난청은 치료가 쉽지 않아 예방이 최선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어폰 사용을 가급적 줄이고 이어폰을 이용해 1시간 정도 들었다면 5분에서 10분 정도 귀를 쉬어주는 게 좋다.

신중욱 소리이비인후과 원장은 “90데시벨(dB) 이상의 볼륨을 유지한 채 하루 15분 이상 규칙적으로 소음에 노출될 경우 소음성 난청에 걸릴 확률이 높다. 특히 귀속에 삽입해 꽂는 이어폰을 사용할 경우 소리가 빠져나가지 않고 고막에 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청세포의 손상을 더 많이 초래한다”며 “이어폰을 주로 지하철, 버스, 야외 등의 소음환경에서 사용하므로 주변 소음을 이겨내고 청취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모르게 볼륨을 높여 귀에 무리를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부할 때나 심지어 잠을 자면서까지 이어폰을 꼽고 있는 청소년은 귀에 더 무리가 올 수 있다. 더군다나 청소년들은 큰 소리가 귀에 해가 될 수 있다는 분별력과 자제력이 성인에 비해 부족해 일찍부터 청각세포를 망가뜨릴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음성 난청은 소리의 자극을 받아 생긴 청력이상이다. 귀안에 있는 청각기관의 기계적, 생화학적 손상으로 청각세포가 파괴된다. 소음에 따른 청력손상의 양상과 정도는 소음의 특성, 크기 및 소음의 노출 기간에 따라 결정된다.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90dB(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하루 8시간 이상, 105dB 이상의 소음에 하루 1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발생한다.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나는 소리의 정도는 50~60데시벨(dB) 수준이다.

보편적 소음성 난청 증상 중 하나는 고음역대 소리가 잘 안들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주로 대화하는 소리인 회화영역의 주파수는 보통 100~8000Hz. 이 중 ‘ㅎ,ㅈ,ㅊ,ㅅ,ㅍ’ 등과 같은 자음영역은 고음역대에 주로 분포하고 있어 자음에 대한 분별력이 떨어지게 돼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신중욱 원장은 “아이들과 여성의 목소리가 고음역대에 속하는데 어느 순간 여성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다. ‘스’, ‘츠’, ‘크’, ‘프’ 등의 자음소리의 발음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두세 번 되묻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발음이 명확히 들리지 않는다. 자기도 모르게 크게 말한다 하는 경우 병원에 빨리 내원해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난청,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예방해야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될 수 없다. 때문에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어폰, 헤드셋을 착용하고 높은 볼륨의 소리를 장시간 듣는 것을 피한다.

음악을 들을 때는 전체볼륨의 50% 이하가 귀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노래방이나, 클럽, 공연장 등을 찾을 때는 가급적 스피커 앞자리는 피하고 50분에 한 번씩 조용한 곳을 찾아 10분 정도 귀를 쉬게 하는 게 좋다. 10분씩의 귀의 휴식은 음악을 들을 때도 적용할 수 있다.

술과 담배는 청각기관 혈액순환에 장애를 주기 때문에 삼간다. 일부 항생제와 해열진통제, 이독성 약물도 청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청각기관이 취약한 사람은 사전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청력검사를 통해 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미 난청이 있다면 치료 후에도 6개월 혹은 1년에 한 번씩 청력검사를 받아보아야 하고, 50세 이상의 일반인인 경우 3~5년에 한 번씩 검사를 통해 난청의 진행여부를 확인한 뒤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신중욱 원장은 “한 번 손상된 청력을 이전 상태로 100%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한 예방이 최선책”이라며 “정기적인 청력검사를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