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족저근막염’이라고?

기사승인 2014-10-28 18: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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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족저근막염’이라고?

족저근막염은 어떤 질환?

최근 건강 이상설로 주목을 받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족저근막염을 앓았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치료를 받았을 것으로 추측되는 ‘족저근막염’은 발의 밑바닥에 있는 족저근막이 발뒤꿈치 뼈에 붙는 부분에서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 충격 흡수하는 족저근막, 과격한 운동으로 염증 발생할 수 있어

발은 뼈 외에도 근육으로 구성되는데 대표적인 게 바로 족저근막이다. 이 근육은 발바닥에서부터 발가락 기저까지 연결돼 있어 발의 형태를 유지시켜 주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특이한 것은 이 근육의 일부가 아치형으로 생겼다는 점인데 터널이나 다리를 만들 때 터널의 모양이나 다리 아랫부분을 둥글게 만들어 무게를 분산시키는 것처럼 발바닥에 가해지는 하중과 충격을 완충시킨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걸음을 걸을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하중은 신체 몸무게의 7배에 달하며 이중 후족부에 60~70%의 무게가 전해진다.

황지효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골관절센터 교수는 “족저근막염은 뒷꿈치에서부터 발가락 기저까지 연결돼 발의 형태를 유지시켜 주고 충격을 흡수하며 발을 들어 올리는데 도움을 주는 섬유띠인 족저근막에 손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들이 특징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거나 또는 오래 앉아 있다 일어나서 첫 몇 발자국을 뗄 때 아프다가 몇 발자국 걷고 나면 좀 부드러워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몇 발자국 걷게 되면 건과 근막이 둘 다 늘어나면서 아픈 것이 좀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질환을 가진 대부분의 환자들은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던 사람이 과격한 활동을 하거나 단시간 내에 체중이 급격하게 늘어 하중이 과하게 가해질 때, 또 노화로 족저근막이 퇴화됐을 경우, 신발 앞부분과 뒷부분의 차이가 심한 하이힐을 오래 착용하는 등 발에 무리가 생길 때 주로 발생한다.

◇발바닥에 생기는 통증, 방치하면 허리질환까지

증상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발꿈치나 아치형 족궁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자고 일어나 걸음을 걷기 힘들거나 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올리기 힘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황지효 교수는 “특이한 것은 통증이 있다가도 몇 시간 후 통증이 완화된다는 점인데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근육통 또는 대수롭지 않은 질환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생활이 불편할 만큼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조기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족저근막염은 특별한 치료가 없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는 자한성(self-limiting) 질환이지만 완전히 나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허리 디스크와 같이 타 질환을 야기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족저근막의 손상을 일으킨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고 이를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로 인해 발바닥에 가해지는 하중이 커지면서 발생한 것이라면 체중감량을, 지나친 운동으로 생긴 것이라면 운동의 양이나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맨발로 딱딱한 땅이나 표면을 걷지 않도록 하고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장소를 잔디밭이나 쿠션이 있는 운동장으로 옮기는 것도 필요하며 충격 흡수 기능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족저근막 보호하고 약물 통해 통증 완화

족저근막염의 진단은 임상적으로 내려지는데 발의 형태학적인 이상이나 퇴행성 병변을 찾기 위해 X-ray, 근전도, CT, MRI 등의 검사를 실시한다. 특히 아킬레스 건염과 신경종, 신경터널증후군으로 인한 증상일 수도 있는 만큼 감별진단이 더해진다.

대부분 임상적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으나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염증이 생긴 근막이 보통보다 심하게 부어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황지효 교수는 “족저근막염에 대한 진단이 내려지면 그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와 보조기 요법을 사용한다”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와 같이 염증을 완화하는 약을 처방하고 뒤꿈치를 감싸 충격을 완화시키는 뒤꿈치 컵(heel cup)을 통해 족저근막을 보호하는 동시에 보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와 같은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거나 체외 충격파요법을 사용하며 심할 경우에는 족저근막을 늘려주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약물과 보조기, 시술과 수술 등을 통해 발의 통증이 줄어들거나 사라졌다 해도 재발이 높은 만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족저근의 근력과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운동 전에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게 중요하다. 엄지발가락을 위아래로 올렸다 내렸다하면 족저근이 단련된다.

또 바닥에 앉아 다리를 뻗고 고무줄이나 수건 등으로 엄지발가락에 걸어 몸쪽으로 잡아당기는 방법과 바닥에 꽁꽁 언 냉동캔을 발바닥에 놓고 발 앞뒤로 굴리는 것, 서서 발꿈치를 위아래로 올리거나 선 상태에서 발바닥으로 수건이나 신문지 등을 집어 올리는 활동도 도움이 된다.

정재중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족부정형외과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런 보존적인 치료로 잘 나을 수 있으나, 환자들이 조바심에서 빠른 복귀를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남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증상의 호전에 불과하다”며 “스테로이드 주사는 오히려 족저 근막의 완전 파열을 야기하여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급적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무리 크게 파열된 경우라도 6주 정도가 지나면 다시 붙게 된다. 대부분의 족저 근막염은 미세한 파열이로 2∼3주간 안정을 취하면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족저 근막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쉽게 완치될 수 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