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사회주택' 왜 중요한가

안세진 / 기사승인 : 2021-01-28 0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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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회주택 대표 사업자 '아이부키' 이광서 대표
“소외된 자의 목소리 반영될 때 사회 경쟁력 커져”

아이부키 이광서 대표.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시세 대비 저렴한 임대료로 세입자가 오랫동안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주택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소외된 청년과 노인 1인가구 주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회주택은 사회적경제주체가 공급하고 운영하는 임대주택이다. 사회적경제주체란 사회적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쳐 수행하는 민간경제활동을 말한다.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협동조합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1인가구(614만8000가구) 중 2030 청년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35%, 60세 이상 노인가구는 33.6%다. 전체 1인가구 중 47.3%는 월세를 내며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의 평균 연소득은 2116만원. 한 달로 따지면 176만원 수준이다. 노인가구 고독사도 큰 문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독사는 ▲2016년 735명(40.4%) ▲2017년 835명(41.6%) ▲2018년 1067명(43.6%) ▲2019년 1145명(45.1%) ▲2020년 6월 기준 388명(42%)으로 매년 증가세다.

아이부키는 사회주택 대표 사업자다. 이들은 수요가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단순히 주택공급을 하는 것을 넘어 살아 움직이는 공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한 공간에 모인 입주민들이 직접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쿠키뉴스가 이광서 아이부키 대표를 만나 사회주택의 역할과 향후 주거복지의 방향성에 대해 물어봤다.

▲2000년대 후반 아이부키는 SH공사와 함께 임대아파트 내 유휴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진=아이부키

-사회주택이란?
▶아이부키는 사회주택을 수요자의 권리와 권한이 일반 주택보다 큰 임대주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회주택의 역사를 보면 모두 시민 주도 하에 이뤄졌다. 시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고 정부에 주택을 요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급하게 이뤄지다 보니까 공공을 통해 처음 도입됐지만, 핵심은 수요자 중심의 주택이란 점이다. 사회주택은 사람과 생활이 중심이 되는,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주택이다.

-사회적가치가 중요한 이유는
▶한 사회의 경쟁력은 그 사회 내 가장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얼마만큼 반영됐는지를 통해 알 수 있다. 타요버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실용성을 따지자면 버스에 캐릭터를 그린 타요버스는 그만한 가치가 없다. 하지만 이를 통해 아이들이 열광하고 사회가 반응한다. 사회적가치가 형성되는 거다. 요새 청년들은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오토바이를 사는데 쓰고, 또 어떤 청년은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한 달에 100만원씩 사용하기도 한다. 혹자는 이들을 보면서 개탄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약자에 해당하는 이들의 삶의 가치가 높아질 때 사회문화적 경쟁력이 강해진다. 모두가 똑같이 돈을 벌어서 아파트 사기 경쟁을 하는 사회가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00년대 후반 SH서울주택공사와 임대아파트 내 버려진 유휴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을 했다. 당시 아이부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이부키 사명도 여기서 기인했다) 이때 아이부키는 부모님들을 교육해서 아이부키가 없어도 자체적으로 해당 공간이 지속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의 SH공사의 ‘작은도서관’이 이를 통해 시작됐다. 공간이 가진 힘과 이를 통해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느낀 뒤엔 자연스럽게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길을 걷게 됐다.

▲아이부키의 보린주택. 사진=아이부키

-사회가 변하고 있다. 사회주택의 강점이 있다면
▶인구는 자연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세대수는 늘어나고 있다. 가족구성원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 사회는 변화에 맞게 최적화돼야 한다. 앞으로의 주거복지는 1인가구, 장애인가구, 한부모가정 등 사회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목소리와 갈등을 어떻게 채워주고 해소해줄지에 대해 고민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보린주택’이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다. 보린주택은 흩어져 살고 있는 독거노인들을 한 데 모아 살게 함으로써 이들이 외로움을 덜 수 있도록 지속적인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지자체인 금천구청에서 운영 중인데 3개동으로 시작했던 사업이 10개동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최소한의 수익이 있어야 사업도 지속가능할 것 같다
▶사실 사회주택 사업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 최근 ‘안암생활’과 같은 모델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이유다. 안암생활은 사회적기업이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기획부터 시공까지 참여한 최초의 사회주택이다. 아이부키가 100을 들여 주택을 지으면 LH가 105로 이를 매입한다. 이때 발생한 5의 수익으로 사회주택 운영비에 충당할 수 있게 됐다. 사회적기업이 가지고 있던 어려움을 해소시킨 좋은 사례가 됐다. 앞으로도 이런 모델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물량을 늘리고 싶다. 지금까지 시장에 수요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공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수익구조의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사회주택이 늘어나서 이들 간에 네트워크가 형성됐으면 한다. 입주자 간에 커뮤니티가 연결되는 것이다. 커뮤니티는 사회주택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중요하다. 세대단위가 아무리 커도 내부 커뮤니티가 없거나 배척하는 식으로 이뤄지는 사회는 지속되기 어렵다. 앞으로는 주택과 주택, 주택과 사회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아이부키 사회주택 안암생활. 사진=아이부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