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원어스가 지키고 싶은 한 가지

이은호 / 기사승인 : 2021-01-20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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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집 낸 원어스…“우리의 가장 큰 선택은 가수가 된 것”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에서 주인공 햄릿은 이렇게 묻는다. 선과 악 사이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회의적 인간의 고뇌다. 6인조 보이그룹 원어스는 햄릿의 이 대사에서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 있는 위태로움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미니음반 ‘얼라이브’(ALIVE)를 만들었다. 타이틀곡 ‘투 비 오어 낫 투 비’(TO BE OR NOT TO BE)에서 원어스는 “엇갈림 위에 서 있어”라며 “내 기억에서 죽어줘. 내 기억 속에 살아줘”라고 갈등한다.

18일 발매한 정규 1집 ‘데빌’(DEVIL)은 ‘얼라이브’ 음반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뇌하던 ‘얼라이브’에 이어, ‘데빌’에서 원어스는 삶을 선택한 이후의 모습을 노래한다. 주인공은 뱀파이어. 원어스는 최근 쿠키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뱀파이어는 인간 세상에서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데빌’(악마)이라고 불리지만,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기보다는 ‘네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눈으로 본 뱀파이어’가 아니라 ‘뱀파이어의 눈으로 본 인간세상’이라는 접근이 신선하다. 뱀파이어의 파멸적이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차용했던 기존 K팝과 달리, 원어스는 뱀파이어를 통해 자기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타이틀곡 ‘반박불가’는 질투와 시기가 넘치는 세상에서 ‘악마’라고 불리는 이들의 외침을 담은 노래다. “아무 것도 듣지 않을래.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당찬 가사와 휘몰아치는 트랩 비트가 듣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나를 둘러싼 상황과 주변의 시선 때문에 내가 진심으로 원하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할 때가 많다. 그런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용기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는 원어스의 바람처럼, ‘반박불가’는 끓어오르는 자신감으로 뜨겁다. 레이븐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원어스의 악동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곡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자유로움’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평소보다 목소리 질감을 거칠게 표현하거나 가사의 감정선을 더 담아내려고 했다”고 귀띔했다.

음반에는 타이틀곡을 포함해 총 11곡이 실렸다. 정규음반은 싱글이나 EP에 비해 호흡이 길고 짜임새가 탄탄해야 하는 만큼, 준비 과정도 더욱 치열했다고 한다. 서호는 “정해진 시간 안에 다양한 곡을 담아내기 위해 모든 스태프 분들과 밤낮없이 함께 달려왔다”고 돌아봤다. 그는 레이븐과 함께 수록곡 ‘식은 음식’ 작사·작곡에도 참여했다. 바닥을 드러낸 사랑을 식어버린 음식에 비유한 노래다. 레이븐은 “기억에 남는 제목, 신선한 제목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라면서 “평범한 소재와 주제의 노래라도 독특한 제목을 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원어스의 노래를 계속해서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정규음반의 의미는 남달라요. 꿈을 하나씩 이뤄가는 과정에서 큰 발자국을 하나 남기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정규음반이기 때문에 ‘원어스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어?’ ‘이런 콘셉트도 잘하네’라고 느끼실 만큼,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원어스)

‘얼라이브’의 주인공이 ‘삶’을 선택해 ‘데빌’로 나아간 것처럼, 원어스 멤버들에게도 인생을 뒤바꿀 중요한 선택이 있었다. 이도·서호·시온은 “가수가 되기로 한 것이 가장 큰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도는 원래 운동을 하려다가 진로를 바꿨고, 시온은 연기를 전공할 수 있는 대학과 가수의 길 사이에서 후자를 택했다. “대학교 입학식과 RBW 입사 날짜가 똑같았어요. 사실 기숙사 들어가려고 짐까지 싸놨는데, 바로 그 짐을 가지고 숙소로 들어왔답니다.”(시온) 이런 선택은 멤버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한 결과라 더욱 의미 있다. 서호는 “성인이 된 뒤 음악을 시작했기에, (가수가 되기로 한 것이) 더욱 부담감이 큰 선택이었다”고 돌아봤다.

‘원어스’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 지 어느덧 2년. 2019년 1월 데뷔한 원어스는 그간 ‘발키리’ ‘쉽게 쓰여진 노래’ ‘뿌셔’ 등의 노래로 활동하며 유명세를 쌓았다. 멤버들은 “‘항상 행복한 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팀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 꿈에 다가서기 위해, 원어스는 잃고 싶지 않은 가치를 단단히 붙들고 있다.

“음악 인생의 마지막까지, 초심은 잃고 싶지 않아요.”(서호)
“저는 열정이요. 열정이라는 장작이 없으면 불을 뗄 수 없잖아요. 창작의 원천은 열정이라고 생각해요.”(레이븐)
“저 자신을 지키고 싶어요. 조언은 긍정적으로 듣되, 휘둘리거나 저를 잃어가면서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저의 정체성을 잃고 싶지 않아요.”(이도)
“공감과 위로, 메시지를 건네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건희)
“(자신에게) 한계를 두지 않으려고 해요. 스스로 한계를 정하면 울타리 안에만 있게 되잖아요.”(환웅)
“저는 행복을 잃지 않고 싶어요. 음악을 하고 가수를 하는 이유 자체가, 그것이 제가 원하는 일이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 정말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시온)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