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1차 접종 마치면 대체로 집단면역”...의료계선 "비과학적" 비판

전미옥 / 기사승인 : 2021-01-19 03: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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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장담보다 백신 접종 준비에 만전을..."국민의 신뢰 먼저 쌓아야"


▲서울 한강대로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 의료진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희망고문'이라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18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2021년 신년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과 관련 "9월까지는 1차 접종을 마칠 계획이고, 그쯤 되면 대체로 집단면역이 형성되리라 생각한다"며 "4분기에 2차 접종을 마저 하면 늦어도 11월에는 집단면역이 거의 완전하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대통령의 발언이 비과학적이라는 지적이 의료현장에서 나온다. 마상혁 대한감염학회 부회장(창원파티마병원)은 "1차 접종으로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백신이 공급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발언은 희망고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마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너무나 많다. 9월까지 충분한 인원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고, 학계에서는 백신이 들어와도 집단면역은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하더니 최근에는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검증은 물론 백신에 대해서도 설레발을 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집단면역 형성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집단면역이 달성되려면 국내 인구의 70%인 약 3600만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항체 형성까지 완료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백신 접종을 통한 항체가 6개월~1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의 경우 항체생성률이 낮아 11월 시점에서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단기간 내 접종을 위한 의료자원 준비, 백신 공급 일정에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등 집단면역을 논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병율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월 말 집단면역 형성은 굉장히 어려운 목표"라며 "10월말까지 접종을 완료하기 위해 8개월간 접종을 해야 한다고 하면 1개월에 적어도 825만명(연 인원)을 접종해야 한다. 의사 1인당 하루 100명(2020년 독감 백신 접종 기준)씩 한 달에 20일 접종을 한다면 하루에 41만2500명이 접종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한 의사 인력은 하루 4125명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현장에서는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백신 접종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우선 백신별 특성과 접종대상자에 따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전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은 기존 인플루엔자 콜드 체인을 적용해 민간 의료기관에서 접종하도록 하고, 영하 70도, 영하 20도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권역별로 실내체육관 등 대규모 접종센터를 지정해 접종을 시행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의료기관을 접종센터로 지정할 경우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집단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다만, ‘체육관 접종’에 대해서는 의료계 내에서 이견이 갈렸다. 마 부회장은 "체육관 접종 보다는 백신 접종 경험이 있는 1, 2차 의료기관에서 화이자, 모더나 백신 접종을 담당하는 것이 수월하다"이라며 "체육관 접종은 설치 시간과 운영비용이 많이 들고, 동원할 의료인력 부족 문제 등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와 고령자 등은 이동과 보관이 용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적용될 전망이다. 앞서 방역당국은 요양병원 입소자와 의료진을 백신 접종 1순위로 정하겠다고 약속한만큼 화이자, 모더나 백신보다는 공급 일정이 빠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백신 접종 과정에서는 국민들의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한 정부의 신뢰성 구축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경우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확률이 약 10만명 중 1명꼴로 비교적 높은 것이 사실이다. 만약 2000만명이 백신을 맞을 경우 20명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백신 미접종으로 인한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은 해야 하고, 문제 발생 시에는 확실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고 우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즉,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자연히 부작용 이슈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백신 관련 각종 정보와 외신 등에 대한 팩트체크에 직접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정확한 사실 확인을 통해 백신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신이 생기는 상황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