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 막말 국회의 부활?… “지라시”, “애마” 등 계속되는 윤호중의 ‘거친 입’

조현지 / 기사승인 : 2020-12-01 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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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9월 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김도읍 간사(왼쪽)가 윤호중 위원장(오른쪽)에게 회의진행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가운데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간사.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회가 들썩이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국가정보원법 등 주요 개혁법안을 비롯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법검갈등’까지 여야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이에 여야 의원들 간의 설전과 고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거친 입’으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한 윤 의원은 실언으로 사퇴 역공을 받고 있다.

“지라시 만들 때 버릇 나와 유감”

지난 26일 윤 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발단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관련한 조 의원의 발언이었다. 조 의원은 “어제 이 대표가 분명 국정조사를 하자고 그랬다. 저희는 환영했다. 그런데 윤 위원장은 ‘이 대표가 격리중이어서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발끈했다. 발언 취지와 벗어난 ‘왜곡’이었다는 주장이다. 윤 위원장은 “이 대표가 국정조사 말한 것에 대해서 ‘격리 중이라서 아직 지시를 못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엄청난 왜곡이다.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양반이 지라시 만들 때 버릇이 나온 것 같아서 유감스럽다”고 받아쳤다. 

윤 위원장의 막말은 계속됐다.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이 윤 총장의 국회 출석을 윤 위원장이 막았다는 취지로 발언을 하자 윤 위원장은 “국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법사위원장이 국회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처럼 공세를 폈다”며 김 의원의 사보임을 요구했다. 또 김 의원의 ‘보좌진’을 언급하며 “김 의원을 보좌하는 직원들에게도 간사를 제대로 보필하라고 얘기하고 싶다”며 “미 의회에는 입법보좌관 자격시험 제도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것을 도입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 의원에 대한 인격 모독 발언, 법사위 간사를 교체하라는 도를 넘은 월권적 요구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공적인 자리에서 타 의원실의 보좌진을 품평하고 폄훼할 권리가 없다”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발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같은 역풍은 30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국민의힘은 윤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전원 불참했다. 그러나 윤 위원장은 사과를 거부하며 민주당 단독으로 회의가 진행됐다.

▲6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9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김종인 위원장이 황교안 ‘애마’를 탔다”, “대학생 리포트보다 못해”

윤 위원장의 ‘거친 입’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도 화제였다.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이던 윤 위원장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서 장창을 꽂고 뛰어들고 있다”고 풍자했다. 

윤 위원장은 당 지도부인 김 위원장을 ‘돈키호테’, 황교안 당시 당 대표를 ‘애마’,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을 ‘시종’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윤 위원장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첵으로 제안한 ‘100조원 예산’에 대해 혹평을 하며 ‘대학생 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세출 구조 조정으로 100조원을 만들어 코로나19 대응에 쓰자는, 대학교 2학년 수준에 불과한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 ‘대학교 2학년의 수준이 낮다는 것인가’라는 비판이 일자 윤 위원장은 “수준이 낮다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 원론 수준을 마친 것이라는 의미”라고 수습에 나섰다. 

“정치인들은 말로 정치를 하는 사람”

민주당 21대 총선 기획단장을 맡은 윤 위원장이 2019년 11월 5일 첫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막말 정치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한 것. 윤 위원장은 “품격 없는 국회가 되고 손가락질 받는 국회가 된 이유는 막말을 하기 때문”이라며 “정치인들은 말로 정치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혐오 발언 이력이 있는 분들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21대 국회가 들어서며 윤 위원장은 잇단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당 내 ‘막말’ 인사를 걸러내던 송곳이 외려 ‘막말 논란’에 휩싸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민의힘의 막말을 지적해온 민주당도 이제 ‘막말 논란’에서 피해가기 어려워졌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