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온라인’에 똬리 트는 명품…불문율 깨트린 이유는?

신민경 / 기사승인 : 2020-11-28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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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발렌티노 제공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대형 백화점. 입구에 길게 늘어선 고객 대기줄. 흰 면장갑을 낀 채 조심스럽게 제품을 꺼내는 매장 직원들. 

명품 매장을 생각하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장면들이다. 쉽게 연상되는 장면인 만큼 이같은 판매 방식은 명품업계에서 불문율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나름 전통방식을 고수하던 명품업계도 최근 변화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해 이르는 말)를 공략하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명품의 이례적인 유통채널 공략이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하우스 ‘발렌티노’(VALENTINO)는 내달 3일까지 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팝업스토어에는 발렌티노를 대표하는 다양한 제품이 자리를 채웠다. 50년 전부터 시작된 메종의 헤리티지를 상징하는 브이 로고(V LOGO)로 장식한 백, 슈즈부터 벨트, 지갑 등 작은 가죽 액세서리까지 직접 만나볼 수 있다.

팝업스토어란 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을 말한다. 신진 브랜드가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피고,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 홍보 수단으로 팝업스토어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100년 넘게 전통을 지켜온 ‘루이 비통’(Louis Vuitton)은 롯데백화점과 협업을 통해 잠실점 에비뉴엘에서 팝업스토어를 지난 6일부터 19일까지 열었다. 지하1층, 1층, 4층 총 3개 층에 걸쳐 루이 비통의 카테고리별 팝업 매장을 운영한다.

자체 온라인몰도 명품 브랜드의 주요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펜디(FENDI)는 한국의 첫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제품을 360°로 확인할 수 있는 입체적인 경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식 온라인 스토어의 오픈을 계기로 한국 내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갈 예정이라고 펜디 측은 설명했다.

변화는 젊은 세대가 일으켰다. 롯데백화점 측은 “명품을 소비하는 30대 이하 밀레니얼 고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1~10월 기준 해외 패션 상품군의 30대 이하 고객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젊은 세대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이번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젊은 남성 고객의 명품 구매도 두드러졌다. 명품 패션 플랫폼 ‘머스트잇’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10월 동안 10대 남성 구매 건수 증가율이 73%로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0대 남성은 64%, 30대 남성은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머스트잇 전체 거래액에서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명품 주요 소비층으로 1020세대가 떠오는 이유는 ‘희귀’와 ‘가치’에 지갑을 여는 젊은 세대 소비 트렌드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의 주요 소비 채널로 자리잡은 온라인에서 ‘어텐션’(주목도)은 곧 중요한 자원이 됐다”며 “젊은 세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는 남들과 똑같은 것을 들고 싶어 하지 않는 희귀성이다. 또 자신의 가치와 맞으면 아낌없이 투자하는 일명 ‘플렉스’ 문화도 명품 소비에 한몫했다”고 내다봤다.

가격 부담은 리셀로 덜었다. 이 교수는 “1020 세대에게 명품 가격은 큰 부담이지만 최근 리셀 플랫폼이 활성화하면서 되팔 수 있는 길이 많이 생겼다”며 “명품 정가와 리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리셀 방법으로 부담을 더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명품의 젊은 세대 공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루이비통의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의 특성을 살린 각각의 컨셉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었다. 특히 롯데백화점에서만 만나실 수 있는 상품을 포함해 그 경험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롯데백화점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특별한 프로젝트와 경쟁력 있는 브랜드 유치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