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프레스] 지금 청년에게 필요한 건 ‘기본적’ 삶이기에

/ 기사승인 : 2020-11-18 08: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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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본법, 장기적인 청년 정책 초석 되길”

[쿠키뉴스 유니프레스] 박준영 연세춘추 기자 = 올해 화두는 단연 주식 열풍이다. 정확히는 ‘청년’ 주식 열풍이다. 지난 10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계좌는 올해 1~8월 246만 5649개 증가했다.

대출까지 받아가며 주식에 뛰어든 청년도 늘었다. 8월 말 기준 20대의 주식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798억 2100만원으로 지난해 말 1624억 2800만원보다 133.8% 늘었다. 이처럼 주식열풍이 하나의 현상으로 가시화되자 언론은 모두 이유를 물었다. 왜 청년들은 주식 시장에 대거 진입했을까.

우리 학보사 역시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 답을 듣기 위해 지난 9월 20대 네 명을 패널로 초청해 주식 좌담회를 열었다. 그리고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주식은 20대에게 남은 유일한 사다리”라고 답했다. 아무리 일을 해서 돈을 벌어도 자본소득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주식열풍은 청년들의 마음 속 불안으로부터 나온 결과다. 오늘날 청년들은 불안하다. 당장 몇 년 혹은 몇 개월 내로 취업할 걱정부터 몇 십 년 뒤의 삶까지 무엇 하나 보장된 것이 없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더욱 불안해졌다. 지난 8월 한 매체의 ‘2030세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10년 후 대한민국이 어떻게 변화할지 가늠하기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취업·결혼·주거 모든 면에서 청년에게 보장된 것이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기본법」 제정은 시의적절하다. 법안은 청년정책을 체계적으로 펼치기 위한 토대로, 지난 2월에 제정돼 8월부터 시행됐다. 국무총리가 5년마다 청년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정부는 매년 청년의 고용·주거·교육·문화 등 실태를 조사해 공표해야 한다. 또 법안은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청년 참여를 명시함으로써 청년을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참여자로 상정한다.  

「청년기본법」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아동·청소년·노인처럼 청년도 국가가 보호하고 지원해야할 집단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고령화, 노인 빈곤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지난 7월 「노인복지법」이 시행됐다. 이처럼 ‘21년 만에 최악의 청년실업률’, ‘20대 자살률 OECD 1위’ 등 청년 문제가 지속되자 국가가 이에 답을 한 것이다.

물론 청년 문제가 특정 나이대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취업·주거 등의 문제는 만 19세부터 만 34세까지를 넘겨도 여전히 해당된다. 한 번을 취업하더라도 어디에 어떻게 취업하느냐에 따라 남은 40~50대까지 결정된다. 즉 청년이 마주한 문제는 청년뿐 아니라 모든 세대에 걸친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청년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치부해버리면 청년이 설 자리는 없어진다. 청년들은 가장 가진 것이 없는 취약한 상태로 취업난, 저성장, 주거 빈곤 등의 문제를 마주한다. 사회 진입 단계부터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 처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미흡하다. 그동안 청년과 관련한 법률은 「청년고용법」이 전부였다. 국가가 청년을 지원해야할 대상보다는 잠재적 고용인으로 여긴 셈이다. 이에 청년들이 느끼는 불안은 개인의 몫이 될 수밖에 없고, 최근 화제가 된 20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 ‘빚투(빚까지 내서 투자한다)’ 등의 현상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들어 ‘공정성’ 담론을 비롯한 청년 담론은 뜨겁게 다뤄진 반면 실질적인 지원은 부족했다. 「청년기본법」은 장기적인 청년 정책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다. 물론 아직 기본법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채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최소한 청년들이 스스로 기본적 삶을 위한 정책을 세워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불안한 현실과 공허한 ‘청년’ 담론 사이의 괴리를 「청년기본법」이 메워주기를 기대한다.

[유니프레스]는 쿠키뉴스와 서울소재 9개 대학 학보사가 기획, 출범한 뉴스콘텐츠 조직입니다. 20대의 참신한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이면을 가감 없이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