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두 얼굴의 '표현의 자유'

윤은식 / 기사승인 : 2020-11-15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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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의 원리다. 70·80년대 군부 독재정권에서 쟁취한 민주주의의 초석으로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 왔다.

표현의 자유 즉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는 민주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자유권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대중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표현의 자유는 언론 보도의 자유로만 인식됐었다.

정보사회로 진입은 일반국민도 언론 보도를 거치지 않고서라도 개인의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줬다. 2008년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가 언론 보도를 통한 것이 아닌 개인의 표현이 모여 집단행동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예다. 직접 민주주의의 한 모습이다.

정보사회의 발전적 형태인 인터넷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에서 동시에 존재한다. 현실세계에서 표현의 자유는 직접적 의사 표현인데 반해 가상현실에서 표현의 자유는 전파성과 익명성이 보장됐다는 점에서 성질을 달리한다. 이런 점에서 현실과 가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같게 취급해야하는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몇 해 전 사실 확인 되지 않은 루머로 유명 배우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현실세계라면 루머 유포자에 형사법적 처벌이 가능하겠지만, 가상공간에서는 대상이 특정되지 않고 흔히 '아니면 말고' 식의 행태로 처벌이 쉽지 않다.

이 사건 이후 가상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현재까지 논쟁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법적 제도 강화, 처벌 강화 등 진부한 정책만 쏟아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원론적으로 교육 강화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기엔 교육의 대상을 어디서부터 정할 것인지, 그렇다고 인터넷을 사용 못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너무나 뻔한 소리지만 스스로가 자제하고 경각심을 갖는 것이 당장은 시급하다.

시대를 달리하면 독재정권에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위해 부르짖었던 외침이었고 무능한 정부를 향한 대중의 목소리였다. 표현의 자유는 즉 개인이 표현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지 타인의 자유 또는 권리,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 절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말할 권리가 있으면 상대는 듣지 않을 권리가 있고, 내 생각을 주장할 권리가 있으면 상대는 이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 표현의 자유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 소통하는 자유이자 권리이자 의무쯤으로 생각된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악용하는 범죄자나 다름없다.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