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김민재 “제게 ‘브람스’는 위로였어요… 가장 많이 연습한 곡은 ‘트로이메아리’”

이준범 / 기사승인 : 2020-10-23 06: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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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보고 있으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박준영이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 멀게만 느껴졌던 박준영은 동갑의 주인공 채송아에게 한 발씩 다가간 끝에 손을 마주잡기에 이른다. 시청자들은 채송아가 없는 순간 박준영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모두 지켜본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가 바로 내 옆의 친구가 된 것처럼 설득해낸 건 이 드라마의 많은 성취 중 하나다.

박준영 역할을 연기한 배우 김민재에게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 건 당연했다. 드라마에 과몰입한 팬들은 지난 20일 종영 후에도 ‘박준영 앓이’에서 헤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지난 21일 서울 압구정로 한 카페에서 만난 김민재는 드라마에서 걸어 나온 것처럼 단정한 수트차림으로 기자들을 맞았다. 천천히 말을 하는 습관과 진정성을 담으려 하는 눈빛에서도 박준영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김민재는 전작인 SBS ‘낭만닥터 김사부 2’가 끝날 무렵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대본을 처음 받았다고 입을 열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색다르다고 느꼈어요. 잔잔한데 뭔가가 요동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준영이 캐릭터가 월드클래스 피아니스트지만, 또 다른 이면엔 수줍음과 부드러움, 힘든 사정이 있잖아요. 로맨스 장면들도, 피아니스트라는 역할도 재밌을 것 같아서 꼭 하고 싶었어요. 물론 준비하는 과정이 재밌지만은 않았죠. 힘들고 어려웠지만, 앞으로 피아노를 쭉 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후회는 안 했어요.”

▲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민재는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어내기보다 진심으로 마주하려고 노력하며 박준영을 연기했다. 대신 악기 연주에 관한 어려움과 부담감이 컸다.

“저를 포함한 악기 연주 장면이 있는 모든 배우들이 똑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클래식 드라마지만 연주를 직접 하지 않으면 진정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을 거예요.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드라마 시작 전에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있었거든요.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도 어렵지만, 월드클래스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연기한다는 게 정말 큰 부담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선택했고 잘 해내야 하니까 어려워도 계속 연습했어요. 그래도 어린 시절 피아노를 좀 쳐서 다행이에요. 그게 아니었으면 아마 박준영 역할을 못하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가장 많이 연습한 곡은 ‘트로이메아리’예요. 그건 잊을 수 없죠. 지금 눈 감고도 칠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주인공들은 모두 29세의 나이로 등장한다. 30대로 넘어가는 시기의 청춘들이 느끼는 불안함과 흔들림을 클래식 전공 학생들의 이야기로 표현했다. 올해 25세인 김민재도 드라마가 다루는 청춘 이야기에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청춘을 떠올리면 ‘어지럽지만 잘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깊은 생각을 하게 되고, 어렵고, 뭔가 해야 할 것 같고, 나아가야 할 것 같고, 해내야 하고….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답이 없죠. 그럼에도 드라마에선 사랑을 하잖아요. 너무 힘들지만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뭔가로 인해 행복해지고 한층 나아가고 잘 지낼 수 있죠. 제가 지금 청춘이어서 그런 건지 사실 궁금하기도 해요. 죽기 전까지 영원히 그런 걸까요.”

이날 인터뷰에서 김민재가 가장 많이 사용한 표현은 ‘위로’였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조영민 감독과 류보리 작가의 존재, 작품 자체와 본인이 연기한 캐릭터에게도 위로를 얻었다.

“정말 진심으로 임했어요. 열심히 한 작품이니까 끝나서 아쉽기도 하고요. 연기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통해 제가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포인트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기도 하고요. 준영이와 송아가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지내 달라고 하면서 그렇게 끝났으니까요. 저한테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위로였거든요. 드라마를 보신 시청자분들에게도 위로였으면 좋겠어요.”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