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스파이’ 우리도 사랑하게 될까 [볼까말까]

인세현 / 기사승인 : 2020-10-22 11: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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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를 사랑한 스파이’ 포스터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로맨스·코미디·첩보, 영화에서 단골로 함께 등장하는 소재들이 브라운관에서 만나 무난하고 안정적인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새 수목극 ‘나를 사랑한 스파이’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강아름(유인나)이 인터폴 비밀요원인 전 남편 전지훈(문정혁)과 산업스파이 현 남편 데릭현(임주환)과 엮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가의 이력이 눈길을 끈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를 쓴 이지민 작가는 2000년 제5회 문학동네작가상으로 등단해 소설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 등을 펴냈다. 이후 영화 ‘마약왕’ ‘천문: 하늘에 묻는다’ ‘남산의 부장들’ 대본에 참여했다. 드라마 집필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에서 주로 선 굵은 이야기를 다뤄 온 이 작가가 로맨틱 코미디를 어떻게 그려낼지 방영 전부터 관심이 쏠렸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 첫 편에서는 전지훈과 이혼 후 데릭현과 결혼한 강아름의 일상과 전지훈·강아름이 제주도에서 재회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강아름은 5년 전 제주도에서 우연히 만난 여행작가 전지훈과 결혼에 골인했지만 결별했고, 현재는 외교공무원인 데릭현과 결혼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여행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지훈은 알고보면 인터폴 비밀요원이고, 강아름이 외교공무원으로 알고 있는 데릭현은 헬메스라는 산업스파이 에이전시의 아시아지부 대표다.

강아름은 데릭현과 자신을 이어준 친구 안소피(윤소희)에게 자신이 만든 웨딩드레스를 선물하고 결혼식에 참석하고자 제주도로 향한다. 전지훈 또한 정체모를 정보원을 찾고자 제주도에 간다. 두 사람은 과거 제주도에서 운명처럼 만났다. 전지훈이 작전 수행 중 사기꾼에게 당할뻔한 강아름을 도와준 것. 두 사람은 그때의 추억이 있는 성당에서 운명처럼 다시 마주친다. 아울러 그 날 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차림으로 재회한다.

사랑과 결혼, 만남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이 엿보이는 대사와 내레이션이 돋보인다. 코맨틱 코미디의 설렘과 첩보물의 긴장감이 적절하게 섞인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는 것도 몰입감을 높였다. 가장 큰 장점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늘 좋은 연기를 보였던 배우들의 호흡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서로를 극찬했던 유인나와 문정혁은 첫 편부터 여러 감정을 세밀하게 주고받으며 ‘로코’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부드러운 미소 뒤에 이면을 숨기고 있는 데릭현을 연기하는 임주환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 볼까

어려운 장르물, 무거운 멜로에 지친 ‘로코’ 마니아라면 채널 고정. 문정혁과 유인나가 호흡을 맞추는 ‘로코’가 궁금한 시청자에게도 권한다.

■ 말까

무난한 이야기보다 특색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시청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첩보물에 로맨틱이나 코미디가 섞이는 것이 탐탁지 않은 사람에게도 추천하지 않는다.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