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숙 의원, 요양보호사 42.4% “성희롱 피해 경험”

한성주 / 기사승인 : 2020-10-20 1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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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장기요양기관 관리·감독 ‘나몰라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요양보호사의 성희롱·성폭력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요양기관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건강보험공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요양보호사 중 42.4%가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서울시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장기요양기관의 요양보호사 성희롱,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31명 중 98명(42.4%)이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피해자 중에서 최근 1년 내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자는 53명으로 절반이 넘었다. 피해의 지속기간이 3개월 이상이라고 응답한 피해자도 53명 중 19명으로 파악됐다.

피해 유형은 언어적 성희롱이 98명 중 84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시각적 성희롱 65명, 신체적 성희롱 58명으로 중복 경험이 많았다. 98명 중 중복경험은 71명으로 집계됐다.

성희롱 가해자는 서비스 이용자가 89명, 이용자의 가족과 친지는 12명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성폭력) 피해 발생 후 소속된 장기요양기관의 대응은 ‘아무런 조치 없었음’이 41명(41.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요양보호사 교체’가 17명(17.3%), ‘이용자 서비스 중단’은 4명(4.1%)이었다. 피해를 입은 요양보호사를 해고한 사례도 1명(1%) 있었다.

조사대상자 전체 244명이 요구한 성희롱 근절 대책 1순위는 ‘이용자 인식개선 교육’(33.6%)으로 나타났다. 또 ‘보호자 인식개선 교육’(17.6%), ‘건강보험공단에서 가해자에게 경고 조치’(18.4%) 등의 요구도 높았다.

정 의원실은 ‘노인장기요양보호법’에 성희롱을 당한 요양보호사가 고충 해소를 요청하는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유급휴가 등도 명시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정 의원실이 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한 결과, 공단은 장기요양기관의 의무 이행 실태를 파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서비스 질 관리를 위해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 등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용자(수급자)의 이용 제한 등에 대한 판정 권한도 가지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이용’ 자료에는 요양보호사에게 ‘성적인 농담, 과도한 신체접촉 등을 할 경우 급여 중단과 더불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급여 중단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정 의원은 “건강보험공단이 장기요양기관의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만큼 개별 기관과 피해 당사자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직접 관리·감독해야 한다”며 “이용자에게는 성희롱 인식 개선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희롱 피해를 받은 요양보호사를 보호하기 위해 배치를 전환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자리 중단이라는 2차 피해를 겪기도 하는 만큼 현실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양보호사는 방문요양기관 등 장기요양기관 소속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가사·인지활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문요양의 경우 요양보호사가 수급자의 가정 등을 방문해 지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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