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코로나19 사각지대 '무방비에 노출된 사람들’

박태현 / 기사승인 : 2020-09-26 05: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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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늘어난 코로나19 사각지대
-탑골공원 인근 노인들 무방비, 대책마련 시급 
-흡연구역서 실종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전히 붐비는 편의점 파라솔
-하나마나한 '턱스크·코스크'

서울 을지로 인근 뒷골목에서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흡연 하고 있다.

[쿠키뉴스] 박태현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는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되면서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은 점차 마스크 착용 및 사람 간 접촉 최소화 등에 둔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던 지난 2월 29일 처음 적용돼 3월 21일까지 시행됐다. 그 기간 동안 통신사 모바일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한 일별 인구 이동량은 신천지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에 비해 38.1%가 감소했다. 3명 중 1명 이상이 이동을 멈춘 것이다. 하지만 지난 19일부터 사흘동안 두 자릿수 확산세를 유지하던 코로나19 국내 지역감염이 지난 22일 기준 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확진자들은 대부분 다중이용시설이나 교회, 직장, 의료시설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과 연쇄 감염이 이어지면서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는 양상이다. 수도권이 특히 심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
더욱 소리 없는 감염자로 불리는 '무증상 코로나19 환자'의 감염전파가 질병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두 자리로 쉽게 끌어내리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 주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노인들은 찬 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한데 모여 장기를 두고 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골목,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까지 내린 노인들이 큰 소리를 내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길바닥에 앉아 음주를 즐기고 있었다. 길 한복판에서 숙면을 취하거나 흡연을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사회복지시설 사용마저 제한되자 어쩔 수 없이 공원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탑골공원을 지나다 보면 음주를 한 노인들이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10일 종로구 일대 공원을 청소하는 구청 소속 근로자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근로자들이 탑골공원 인근에 몰린 노인들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서울 도심 공원들이 출입 제한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심하며 머물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서울 을지로 인근 뒷골목에서 직장인들이 모여 흡연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장소, 서울 을지로 인근 대로에서 조금 벗어난 골목에는 업무시간 중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장인들이 무리지어 담배를 피우고 있다. 마스크는 흡연을 위해 턱 아래에 자리 하거나 한 손에 들고 있다. 야외 개방된 공간이지만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에서 과연 이들이 감염에서 안전할까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중에 누구 한명이라도 무감증 확진자가 없길 바랄 뿐이다.  권준욱 중앙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달 27일 흡연과정에서 내뿜는 숨(담배연기)에도 충분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노출될 수 있다“며 ”흡연 자체가 코로나19 위험 행위“라고 강조했다. 

편의점 앞 파라솔에서는 주야 구분 없이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3일 저녁 늦은 시간, 서울 마포구 먹자거리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는 외부 파라솔에서 여럿이 모여 캔맥주와 음료를 마시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낮 시간도 예외는 아니었다. 같은 날, 경기도 성남 시 모란시장 인근 편의점에서도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정부 지침에 따라 9시 이후에는 이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올 사람들은 다 온다”며 “이용하고 있는 외부 파라솔을 마음대로 정리할 수 없어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 거리와 건대 번화가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코만 내놓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이 보인다.

탑골공원이나 흡연구역, 편의점 앞 파라솔, 번화가 등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고 있거나(턱스크) 입은 가렸지만 코는 마스크 위로 내놓은 채(코스크) 대화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카페, 대중교통, 길거리에서도 턱스크가 심심찮게 보인다는 것이다. 모두 마스크 착용 의무화 세부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7월 발표한 ‘올바른 마스크 사용법’에는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손을 깨끗이 씻고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리도록 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없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입과 코를 내놓은 턱스크나 코스크는 이런 착용법을 어긴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방심이 모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모두가 내 가족, 동료라는 생각으로 '코로나 제로'의 그날까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지 않을까?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