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에답하다] ‘라면 화재’ 형제 기부금, 엄마한테 가나요

정진용 / 기사승인 : 2020-09-22 11: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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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라면을 끓여 먹다 중태에 빠진 초등생 형제가 지난달 거주지 인근 편의점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하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민수미 기자
[편집자주] ‘댓글에답하다’는 독자가 올린 댓글을 기자가 취재해 ‘팩트체크’하는 코너입니다. 

-무엇을? 라면 끓여 먹으려다 중상 입은 형제의 기부금이 방임·학대 혐의를 받는 엄마에게 갈까.

-어떻게? 기부금 모금하는 재단과 구청, 인천소방본부에 물었다.

-결과는? 기부금 대부분은 병원에 치료비로 바로 지급될 예정이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부모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가 여전히 위중한 상태다.

A군(10)과 B군(8) 형제와 어머니가 기초수급 대상자로 형편이 넉넉치 않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며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 지정기부 신청을 받는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전날까지 후원금은 6900만원 가까이 모였다. 또 인천소방본부는 지난 17일 ‘119원의 기적 성금’으로 모인 500만원을 형제에게 지원하기로 했다. 형제가 살던 집이 전소돼 인천도시공사 측에서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기부금이 형제의 엄마에게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형제의 친모는 자녀에 대한 학대 및 방임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지난달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인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 5월 법원에 “A군과 B군을 엄마와 분리해 아동보호시설에 위탁하게 해 달라”며 피해아동 보호 명령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민수미 기자

재단에 따르면 미추홀구청 아동관리부서가 지원이 필요한 사용처를 알려주면, 재단은 나눔 위원회를 열어 심의의결을 통해 기부금을 집행하게 된다. 나눔 위원회는 재단 내부 인사 3명과 외부기관 인사 2명으로 이뤄진다. 아직 모금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재단도 여론을 잘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재단과 구청에는 민원 전화가 실제로도 많이 왔다고 한다. 재단 관계자는 2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부금 문의를 하는 대부분의 시민이 ‘보호자가 아닌 아이들에게 돈이 온전히 쓰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하신다”고 했다.

재단 측은 기부금은 치료비가 가장 우선이며, 친모를 거치지 않고 형제가 입원 중인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바로 전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따로 성금 500만원을 기부한 인천소방본부 역시 병원으로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 측은 기부금 일부가 생필품 장만에 쓰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보호자에게 직접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화상으로 인한 부상은 한번 치료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성장하면서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단둘이 있던 형제는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화재가 발생했다. A군은 전신에 3도 화상을, B군은 1도 화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친모 C씨(30)는 전날부터 집을 비운 상태였다. C씨는 경찰에 “지인과 만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