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을 좋아하세요? [권해요]

인세현 / 기사승인 : 2020-09-19 09: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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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청춘시대’ 스틸컷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23년을 쌓아온 내공 덕분일까. 드라마 ‘청춘시대’ ‘스토브리그’에 이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활약하는 배우 박은빈의 연기가 놀랍다. 작품과 역할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자연스럽게 꺼내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박은빈이 출연하는 작품을 보면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1998년 드라마 ‘백야 3.98’ 아역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박은빈은 안정적이면서도 섬세한 연기력으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분기점은 JTBC 드라마 ‘청춘시대’였다. 박은빈은 이 드라마에서 독특한 성격의 송지원 역을 맡아 이전과 다른 이미지를 획득하는 한편, 뛰어난 연기력을 입증했다. 송지원은 그때까지 박은빈이 주로 연기했던 차분한 분위기의 캐릭터와 정반대다. 언론정보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학보사에서 일하며 발랄하고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허언증이 있어 크고 작은 거짓말을 내뱉는 인물이기도 하다. 셰어하우스 벨에포크에 모여 사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박은빈은 웃음을 유발하는 분위기 메이커인 동시에 묘한 미스터리를 형성하는 송지원 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했다. 박은빈은 이 드라마로 그때까지 대표작과 캐릭터가 부재한다는 평가를 단숨에 씻었다.

▲SBS ‘스토브리그’ 스틸컷

무례를 참지 않고 또렷한 발성으로 “선은 네가 넘었다”며 일갈하는 이세영도 박은빈의 또 다른 얼굴이다. 박은빈은 올초 종영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는 송지원과 또 다른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토브리그’에서 박은빈이 연기하 이세영은 국내 프로야구단 최연소 여성 운영팀장.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고 자신이 맡은 일은 최선을 다해 잘해내는 능력자다. 속내를 알기 어려운 구단의 새 단장 백승수(남궁민)에게 할 말을 하면서도, 그가 옳은 길을 걸을 땐 조력자가 됐다. 드라마 첫 장면부터 야구선수들의 다툼을 말리기 위해 배트를 들고 등장했던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원시원한 행동력과 뚜렷한 신념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스틸컷

발랄한 대학생, 거침없는 운영팀장, 그다음엔 소심한 음대생이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월화극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박은빈은 경영학과에 재학하다가 4수 끝에 같은 대학 음대에 입학한 바이올린 전공자 채송아를 연기한다. 스물아홉, 졸업을 앞둔 채송아는 바이올린을 사랑하지만, 재능의 한계를 절감하고 고민하는 청춘이다. 연주자로서 미래를 기대하기는 힘들고 대학원 진학도 쉽지 않다. 상황 때문에 주눅이 들어 보이는 채송아는 앞선 두 역할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아울러 박은빈이 과거 주로 맡았던 캐릭터와도 또 다른 모습이다. 박은빈은 극 중에서 잔잔하게 흔들리는 인물의 심리를 매우 섬세하게 묘사한다. 감정을 격렬하게 표현하는 대사나 행동은 없지만, 눈빛과 작은 말투로 채송아의 변화를 나타낸다. 시청자가 박은빈이 연기하는 채송아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