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믿고 쓰는 K-용병'…올해도 '한국인=우승' 공식 이어가나

강한결 / 기사승인 : 2020-09-28 1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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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롤드컵 공식 포스터. 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믿고 쓰는 한국 용병'이라는 말이 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해외무대에서 한국인 선수들이 맹활약하는 것을 보고 팬들이 붙인 말이다.

25일 개막한 '2020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는 총 22개의 팀이 참가한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소속 선수를 제외하고 롤드컵에 참가하는 한국인 선수는 모두 14명이다. 그룹 스테이지부터 참가하는 선수는 5명, 플레이 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하는 선수는 9명이다.

롤드컵에서 한국 선수들은 매번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두각을 드러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LCK는 4년 연속으로 우승을 독차지했다 2018년과 지난해 소환사 컵을 들어올린 'LoL 프로리그(LPL)' IG와 FPX의 주축 역시 한국선수였다. 올해 역시 '한국인=우승' 공식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 3연속 우승 노리는 LPL… 갑작스레 길잃은 LGD게이밍 

LPL은 1부리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보여준 지역 리그다. LCK의 장기 집권을 끝내고 새로운 왕조를 만든 LPL이다. 전통적으로 LPL은 한국 선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리그다. LDG게이밍과 징동 게이밍은 원거리 딜러와 정글 포지션에 한국 선수를 기용했다.

2020 LPL 스프링 스플릿 우승, 서머 스플릿 준우승을 차지한 징동 게이밍은 TES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팀이다. 전성기 시절 LCK를 연상케 하는 운영과 단단한 팀워크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정글러 '카나비' 서진혁과 원거리 딜러 '로컨' 이동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징동 게이밍.


지난해 징동에 임대된 이후 2020 스프링 스프릿에 정식으로 입단한 서진혁은 공격적인 성향이 돋보이며, 반응 속도와 교전 능력이 발군인 선수다.육식형 정글 챔피언을 능숙하게 다룬다. 서진혁을 봉쇄한다면 징동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그에게 판이 깔린다면 징동은 무시무시한 팀으로 변모한다는 뜻이다. 올해 서진혁은 기복없이 높은 고점을 꾸준히 선보인 바 있다.

'로컨' 이동욱은 생존력이 뛰어나고 교전 능력이 강한 전형적인 포지셔닝형 원거리 딜러다. 데뷔 초만 해도 변수창출력과 라인전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올해는 단점을 극복해 완전체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D 게이밍은 2018년 롤드컵 우승팀 IG를 누르고 LPL 4번 시드를 차지했다. 징동과 마찬가지로 한국인 정글러과 원거리 딜러를 기용하고 있다. 스프링 스플릿 엄청난 부진을 겪었지만, LGD 게이밍은 서머 스플릿에 괄목상대한 성적을 거두며 5년만에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조별 스테이지 진출은 당연한 수순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LPL 4번시드가 플레이 인 스테이지 탈락위기에 몰릴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한 사람이 있었을까.

LGD 게이밍.


다수 전문가들의 예측과 다르게 LGD게이밍은 경기내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LDG게이밍은 PSG탈론과 레인보우7, 유니콘스 오브 러브에게 충격패를 당했다. 5위 결정전에서 V3 이스포츠를 꺾고 기사회생했지만, 자존심은 이미 구겨진 상황이다.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4대리그 최초 플레이 인 스테이지 탈락이라는 굴욕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피넛' 한왕호는 LCK 당시에도 '한체정' 후보로 언급될 정도로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선수였다. 2016년 롤드컵 당시 락스 타이거즈 소속이었던 한왕호는 '리신', '엘리스' 등 육식형 정글 챔피언으로 협곡 전역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물론 SKT T1(現 T1)과의 4강전에서 완벽히 각성한 '벵기' 배성웅에 밀리며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정글러의 캐리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 바 있다.

올해는 LGD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 팀이 부진했던 스프링 스플릿에도 한왕호는 LPL 서드팀에 선정되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서머 스플릿 당시에는 팀원들의 기량이 올라오면서 한왕호의 공격적인 성향이 더욱 빛났다. 하지만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물론 한왕호 본인만의 문제라기보다는 팀 전반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레이머' 하종훈은 지난해에 비해 활약은 아쉽지만 교전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팀을 보좌하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2018년 아프리카 프릭스 시절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활약을 펼친 하종훈은 죽지않고 데미지를 욱여 넣어야하는 원거리 딜러의 덕목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는 다소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PSG탈론과의 첫번째 경기에서는 35분동안 단 한 차례의 킬관여도 하지 못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KDA는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플라이 퀘스트.


▶ 올해는 다르다는 LCS…임팩트-코어장전의 노련미 발휘될까

매번 '올해의 북미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지만 올해는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이같은 변화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롤드컵에서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CS 2시드를 차지한 플라이 퀘스트의 서포터는 '이그나' 이동근이다. 2020 LCS 스플릿 올프로 세컨드 팀에 선정되기도 한 그는 플레이오프 승자전 2라운드에서 C9을 3대1로 꺾고 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결승전에서는 아쉽게도 TSM에게 패배하며 스프링과 서머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확고한 북미 정상급 플레이메이커 서폿임을 증명했다.

이동근은 2017년 미스피츠 소속으로 롤드컵 상위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8강에서 SKT를 만난 이동근은 당시 1티어 '잔나', '카르마' 등 이른바 향로 서포터를 포기하고 '블리츠크랭크'를 꺼내들었다. '매드라이프' 홍민기를 연상시키는 그랩으로 SKT를 혼쭐냈다. 이후 '전투의 열광' 특성으로 '레오나'를 선택한 이동근은 초반 바텀라인전을 터뜨리며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팀 리퀴드.


북미 전통의 강호 팀 리퀴드는 플레이 인 스테이지로 2020 롤드컵에 참가한다. '임팩트' 정언영과 '코어장전' 조용인은 2년째 한솥밥을 먹고 있는데, 베테랑의 노련함을 과시하고 있다. 두 선수는 모두 소환사 컵을 한번씩 들어올렸다.

몇 년째 '북체탑'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정언영이지만, 올해는 다소 기복있는 모습으로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DA 역시 2.9로 저조한 편이다. 다만 롤드컵 5회 출장이라는 기록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서머 스플릿 '쉔'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3승 1패에 KDA는 10. 사이드 운영의 중요성이 커진 현 메타상 단단하게 버티는 플레이에 일가견이 있는 정언영이 좋은 활약을 펼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난해 팀 리퀴드로 이적 이후 최정상급 서포터 반열에 올라선 조용인은 서머 스플릿 당시 팀의 수호자로 든든하게 활약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더플리프트' 이량 피터 펭이 TSM으로 이적한 뒤 신인인 '택티컬' 에드워드 라와 플레이했다. 이번 시즌 서머스플릿 LCS 올프로 팀 서포터로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딜러형 서포터, 수비 탱커형 서포터를 매우 잘 다루며 서브 오더로서 운영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과거 '쓰레쉬'를 잘 다루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완벽히 극복한 모습이다. 2017년 삼성 갤럭시(現 젠지 e스포츠) 소속으로 정상을 차지했을 당시 '라칸', '룰루', '잔나' 등 향로 서포터의 숙련도가 탁월했다.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두 선수는 언터쳐블 그 자체였다. 특히 정언영은 자신이 왜 '북체탑'으로 불렸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줬다. 정언영은 매드라이온스와의 경기에서 상대방 탑 라이너 '오로메' 안드레이 포파를 찍어눌렀다. 정언영의 '모데카이저'는 라인전을 터뜨리고 교전때마다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유의 '탑 다이' 콜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파파라 슈퍼매시브.


▶ 4대리그 말고 우리도 봐 주세요…PCS부터 TCL까지

많은 관심이 이른바 상위 4개 리그에 쏠려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플레이 인 스테이지를 치르고 올라온 팀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LoL 마스터 리그(LMS)' 소속 구단들이 이같은 모습을 여러차례 연출한 바 있다. 

올해는 7명의 한국인 선수들이 비상위 리그 소속으로 롤드컵에 출전한다. 

우선 '터키쉬 챔피언십 리그(TCL)'의 파파라 슈퍼매시브 소속으로 '카카오' 이병권, '스노우플라워' 노회종이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 참여한다. 2010년대 초반부터 LCK를 봐온 팬이라면 이병권의 전성기 시절 리신을 기억하고 있을 것. 당시에 비해서는 폼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회종 역시 지난해 KT롤스터에서 저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나쁘지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두 선수가 전성기에 준하는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파파라 슈퍼매시브는 현재까지 팀 리퀴드와 함께 그룹A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퍼시픽 챔피언십 시리즈(PCS)' 스프링 스플릿 우승을 차지한 PSG탈론에는 '리버' 김동우와 '탱크' 박단원이 소속돼있다. 하지만 비자문제로 인해 PSG탈론의 핵심인 두 한국인 선수는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상위라운드에 진출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컸지만, PSG탈론은 그룹스테이지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에 따라 두 선수도 그룹 스테이지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오셔닉 프로리그(OPL)' 스프링과 서머 스플릿 모두 우승을 차지한 레거시 E스포츠에는 '토푼' 김지훈이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 참여한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에비' 무라세 슌스케의 DFM을 꺾고 서머 스프릿 당시 창단 최초  LJL 우승을 차지한 V3 E스포츠에는 '부기' 이성엽, '아처' 이근희가 첫 번째 롤드컵에 도전했다. 하지만 1승 4패로 아쉽게 가장 먼저 탈락이 확정됐다.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