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이승기 “큰 도전이었던 ‘투게더’… ‘모 아니면 도’였다”

이준범 / 기사승인 : 2020-07-07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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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큰 도전이었던 ‘투게더’… ‘모 아니면 도’였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처음 만난 한국의 연예인과 대만 연예인이 함께 아시아 여행을 떠난다. 국적이 다르니 언어도 다르다. 친해질 시간도 없다. 시간에 쫓기며 둘 중 한 명의 팬을 찾기 위한 미션을 수행하고 이동하기 바쁘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언어를 건너뛴 공감대를 찾고 함께 성취감을 맛본다. 거짓말처럼 아름다운 풍광은 여행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넷플릭스 ‘투게더’ 제작진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가수 겸 배우 이승기를 점찍었다고 했다. 낯선 이국의 환경에 적응하고, 처음 만난 해외 연예인과도 쉽게 가까워질 수 있으며, 예능을 자유자재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한국 연예인. 왜 ‘투게더’에 이승기가 필요한지에 관한 긴 설명은 필요 없어 보였다.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이승기의 입장은 달랐다.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제작진과 달리 그에겐 나름대로 큰 도전이었다. 기존 한국 예능과 달리 불안한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제게 ‘투게더’는 굉장히 큰 도전이었어요. 좋게 말해서 도전이지,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죠. 만약 방송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채울만한 요소들이 없었거든요. 언어가 다르고 할 수 있는 게 적었어요. 다른 나라에 가서 하는 것도 그렇고 핸디캡이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다행히 제작진이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즐기고 몰입하기만 하면 됐죠. 오히려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도 얻었어요.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 세계 오픈됐고 빠른 반응이 온 것에 대해서도 감사드려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 잇겠다는 자신감과 희망적인 결과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투게더’ 제작발표회에서 대만 배우 류이호는 촬영을 마치면 각자 숙소로 가서 자는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바로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이승기는 “이호가 3일 동안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류이호가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한국 예능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면, 이승기는 그와의 소통에 집중했다. 오히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소통이 잘 되는 느낌도 받았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투게더’가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 세계에 오픈됐지만, 철저히 한국 예능이라고 생각해요. 류이호씨가 한국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 언어도, 문화도 다른 제작진과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 거예요. 혹시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부담이 있었죠. 방송을 떠나서 같이 출연하는 사람이 불편하면 안 되잖아요. 이호씨에겐 첫 번째 한국 고정예능이니까 한국 사람들이 일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전 언어의 장벽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언어의 소통이 덜 되는 만큼 감정의 소통은 훨씬 빠르더라고요. 생각하는 걸 말로 표현하면 감정의 폭이 약해지잖아요. 이호씨와 어떻게든 몸과 표정으로 설명하려니까 작은 것에도 더 기뻐하고 재밌었죠. 그런 점이 정말 신선했어요.” 내가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것.

올해로 데뷔 17년차가 된 이승기는 가수로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 예능까지 섭렵하며 종합 엔터테이너로 성장해왔다. 20주년을 앞두고 “아직도 막막하고 모르고 두렵다”며 “앞으로도 트렌드를 잃지 않고 계속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연예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요새는 제가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걸 하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누군가 절 찾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KBS2 ‘1박 2일’을 할 때 제가 어떤 철학을 갖고 한 건 아니었어요. ‘재밌네’, ‘할 수 있겠네’ 하는 정도였죠. 지금처럼 제가 누군가를 리드하는 날이 빨리 올지도 몰랐고요. 최근엔 제 가치를 높게 봐주시는 제작진이 절 찾아주니까 그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나를 원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예능은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콘텐츠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의도치 않게 예능을 오래 하고 있는데 하다 보니 철학과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