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교 “진보 정치의 미래, 노회찬을 말한다”

노상우 / 기사승인 : 2020-06-06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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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온 민생위기를 해결하는 것, 최우선 과제로 꼽아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정의당은 현재 더불어민주당(177석)과 미래통합당(103석)에 이어 원내 제3정당이지만, 6석에 불과해 입지가 좁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대표라는 중책을 맡은 배진교 의원의 부담은 상당할 터.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배 원내대표는 노회찬 정신을 이야기했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이 ‘우리는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다’라고 하는 대원칙을 제외하고 다 바꿔야 한다고 했었다. 지금 정의당이 국민들로부터 다양한 내부적 혁신을 요구받는 것은 변하지 않는 영역이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한다는 원칙을 제외하고 다 바꿀 수 있어야 진보스럽고 제대로 된 진보의 길이라고 본다. 이것이 바로 노회찬 정신이다.”

정의당이 가야할 길. 배 원내대표는 새로운 진보 정치의 미래를 위해 어떤 주춧돌을 놓으려 하는 걸까.  

- 지역 내 입지가 두터운데도 비례대표로 출마했다. 

지역구에서 수차례 낙선했다. 낙선 과정에서 내가 받을 수 있는 지지와 득표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도 진보정치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정의당을 새롭게 발전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비례대표로 우선 원내에 진출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 정의당의 교섭력은 20대보다 약화될 것이라는 지적, 어떻게 생각하나.

현실이 그렇다. 20대에 정의당은 ‘정의와 평화’라는 교섭단체를 구성해 교섭력을 얻을 수 있었다. 슈퍼여당이 탄생한 21대 국회에서 정의당은 국민의 고단한 삶이 제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서민을 위한 마이크의 역할과 함께 개혁을 위한 올바른 방향과 속도를 제시해야 한다. 개혁 속도가 더딜 때 정의당은 이를 견인하는 방향키 역할을 하고, 국민의 삶 속에 함께 호흡하고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정의당도 발전할 수 있다. 

- 20대에서 보수야당은 정의당을 ‘민주당 2중대’라고 불렀다.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 민주당과 선거연합과 정책 연대를 했다. 민주당 2중대는 보수가 덧씌운 프레임에 불과하다. 과도한 프레임으로 정의당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도 있었다. 이번 총선 이후로 민주대연합은 소멸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렀다. 국민들은 미래통합당에 냉철한 심판을 하지 않았나. 민주당은 민주당의 길, 정의당은 제대로 된 진보정치의 길을 갈 뿐이다. 민주당 2중대라는 말을 더는 듣고 싶지 않다.

- 외연 확대와 본연의 색깔, 무게추를 어디에 두고 있나. 

동전의 양면이다. 외연을 확대하려면 내공과 힘이 필요하고, 실력과 능력으로 검증돼야 한다. 원내에서 다양한 의제를 발굴하고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일치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정의당이 제도 개혁에만 몰입해 당의 정체성을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받았다. 당시에는 교섭단체를 위해서라도 제도 개혁이 필요했다. 앞으로는 고착된 이미지를 탈색하고 당 혁신을 통해 새롭게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 어떤 혁신을 말하는 건가. 

장혜영 의원이 당내 혁신위원회를 맡아 여러 일을 하겠지만, 개인적 견해를 말하자면 ▲당 정체성 ▲세대교체 ▲조직혁신을 이뤄야 한다. 정의당은 20년 전통을 지켜온 진보정당이다. 우리사회도 많이 변했고 국민의 요구도 다양해졌다.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되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슈와 정책적 측면에서 정의당다운, 다른 당과 선명하게 구별되는 정책적 이슈를 만들고, 아젠다를 형성하겠다. 

또 당은 집권 로드맵을 가져야 한다. 당장은 6석에 불과하지만, 이런 로드맵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국민들이 알아줄 것이다. 집권을 목표로 하지 않는 정당은 지속되기 어렵다. 따라서 당내 새로운 리더십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돼야한다. 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채우는 게 세대교체의 전부가 아니다. 조기 당내 선거를 치르게 될 텐데 누가 당직을 맡느냐보다 당 내 활동가들이 선거 과정에서 혁신적인 내용으로 경쟁해 새로운 리더로 부상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조직혁신에 대한 의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당적으로 일치된 실천의 과정, 그 속에 당의 외연이 넓어지고 당이 강화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기존에는 이것이 부족했다. 원내 활발한 의제를 생산하고 이를 전당적으로 공유해  국민과 함께 실천으로 조직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 국회의원 임기 중에 어떤 목표를 이루려하는가.

심상정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초선이다. 의원 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중심으로 한 의정활동보다는 의원 전체가 한 팀으로 나가야 한다. 또 법안을 많이 발의하는 것보다는 꼭 필요한 법안을 제대로 입법하고 싶다. 20대 국회에서도 3만개 이상의 법안이 발의됐는데 2만개가 폐기됐다. 입법이 과잉이라는 생각이다.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다면 제대로 협의하고 협력해 국민을 위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대답이 쉽지 않다. 당장은 의정활동에 충실하고 재선을 위해 열심히 달릴 것이다. 임기를 마칠 때 국민이 아쉬워했으면 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인천 남동구청장의 임기를 마치고 나올 때 구민들이 아쉬워하고 잘했다고 손뼉을 쳐줬다. 정말 좋았다. 국회에서도 그랬으면 한다. 

- 첫 원내대표, 부담이 클 것 같다. 

정의당은 국민들의 더 많은 응원과 힘을 얻어야 한다. 국민들이 보기에 당이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정의당이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잘 낼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 더 힘내서 우리나라의 새로운 진보 비전을 만들고야 말겠다. 

배 원내대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1순위로 지망했다. 복지위야 말로 국민의 삶을 지키는 최전선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구청장으로 정책 집행책임자로서의 경험을 살린다면, 복지위에서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 소상공인·노동자·자영업자 지원책 마련 등으로 코로나19가 가져온 민생위기를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