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곁 간병인들 “마스크 부족해요”

노상우 / 기사승인 : 2020-03-2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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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요양병원서 일하는 간병인에 보건용 마스크 지급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국내 마스크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간병인이 사용할 마스크도 모자란 상황이다.

간병인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된 병원 종사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때문에 공적 마스크 공급대상에서 제외된 상황. 이들은 마스크를 개별적으로 구입해 사용해야 한다. 대다수 간병인은 환자가 고용하는 방식으로 근무를 하기 때문에 마스크 공급 사각지대에 있었다. 

서울시에서 외국인 대상 코로나19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김동훈 서남권글로벌센터장은 “환자와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는 이들이 간병인”이라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자를 상대하다 보니 위험성이 큼에도 마스크 지원을 전혀 안하는 병원도 있다. 마스크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청도 대남병원 등에서 간병인의 감염사례가 있었는데도 대책이 없다. 과연 방역당국이 이들에 대한 배려가 있었는지를 묻고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간병인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환자 곁에서 보낸다. 때문에 마스크를 구매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처지였다. 설상가상 간병인 대부분이 중국동포라는 점도 마스크 구매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국내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해야만 건강보험제도 가입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건보 미가입자는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다. 

김 센터장은 “방역은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지, 국민의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선 거주자 전체에 대한 방역이 이뤄져야 한다. 마스크를 사지도 못하게 하면서, 마스크를 쓰라고 하면 간병인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의 건강도 보호받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보니 간병인들은 마스크 한 장에도 감지덕지한 처지다. 김철수 재한중국동포애심간병인총연합회장은 “병원에 마스크가 부족하다 보니 간병인에게까지 오지 않는다”며 “어떤 간병인은 마스크 하나로 일주일을 버티기도 한다. 직접 환자와 하루 24시간 같이 먹고 자면서 생활해 마스크가 많이 필요하다. 주변 간병인으로부터 마스크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도 병원 내 직원 감염 문제가 발생했었다. 김철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사태 당시 카트를 이동시키는 직원이 감염됐지만, 실직의 두려움으로 숨긴 게 문제가 됐었다”며 “병원은 정규직으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감염관리로 끝내선 안 된다. 간병인뿐 아니라 청소직원 등 병원 내 모든 직원의 감염관리가 돼야 병원 내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하나라도 뚫리면 감염병은 막을 수 없다”며 “다른 일 같으면 ‘우리 소관이 아니다’, ‘우리 회사 사람이 아니다’라고 끝내겠지만, 감염병은 다르다. 감염병에 대한 교육과 함께 물품도 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늦은 감이 있지만, 대한병원협회는 23일 전국 1590곳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3만7000명의 간병인에 대해 보건용 마스크를 공급하기로 했다. 병협은 “요양병원에 24시간 상주하는 간병인이 의료인 못지않게 환자와 접촉해야 하는 요양병원의 특성상 공적 마스크 공급이 필요하다는 정부 당국의 판단과 간병인 단체들의 건의에 따라 마스크 공급에 나섰다”며 “공적 마스크 공급이 당초 계획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간병인에게 공적 마스크를 추가로 공급해도 전체적인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