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쿡] 잠룡들의 전쟁터 ‘광진을’, 인지도 싸움이 ‘관건’

/ 기사승인 : 2020-03-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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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발전·변화 기대감 없어… 국가정책 및 정치 개혁 희망 목소리 높아

[쿠키뉴스] 오준엽 조현지 기자 = 대한민국의 미래 4년을 이끌어갈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거’가 29일 남았다. 선거구도 큰 변화 없이 확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우한폐렴)사태가 길어지며 선거운동이 극도로 제한되는 등 주요변수로 작용함에 따라 선거판세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쿠키뉴스가 격전지를 중심으로 몇몇 지역 유권자들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다. 그 5번째 경유지는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을 다지고 있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려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맞대결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광진을 지역이다.

선거구획 상 광진을 지역은 ▲자양1동 ▲자양2동 ▲자양3동 ▲자양4동 ▲구의1동 ▲구의3동 ▲화양동에 걸쳐 있으며 중심에 건국대학교를, 인근에 세종대학교를 두고 있어 2030세대가 밀집한 주거지와 강변을 따라 30~50세대가 많이 사는 중규모 아파트단지들이 분포한 지역이다.

더구나 현역의원은 지역구에서 17대를 제외하고 15대부터 20대까지 5선을 한 추미애 의원이다. 이에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표밭’, 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는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의 표밭 혹은 텃밭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2030세대에서의 보수층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경제여건이 극도로 악화됨에 따라 50대 이상에서의 보수결집현상이 강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고,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정치에 관심 없었던 중도층의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짐에 따른 영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추미애 의원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된 후 불출마를 선언해 민주당에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내세우는 전략공천을 했지만, 추 장관이 직접 나서지 않은 만큼 ‘텃밭’의 효과가 줄어들고, 그 빈틈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년여 간 표밭을 일구며 파고들고 있어 야당 입장에서도 싸움을 걸어볼만 한 지역이 됐다는 풀이다.

실제 지역 여론조사에서도 ‘접전’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1~2일 양일간 오 전 시장과 고 전 대변인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오차범위(±4.4%p, 95% 신뢰수준) 내에서 오 전 시장이 38.5%, 고 전 대변인이 35.9%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접전을 벌였다.

다만 한국일보와 KBS의뢰로 지난 12일부터 14일 이뤄진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고 전 대변인의 지지율이 43.3%, 오 전 시장이 32.3%로 고 전 대변인의 지지율이 오 전 시장을 11.0%p 앞서며 오차 범위 밖으로 훌쩍 달아나는 모습을 보이긴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줄어들며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해 이뤄진 결과로 풀이돼 상황을 낙관하긴 아직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직접 광진을 지역주민들 12명을 만나 들어본 이야기도 16일 발표된 한국리서치 결과와는 사뭇 달랐다. 정당정책을 중심으로 보겠다며 민주당 혹은 통합당을 지지한다는 이들이 절반이 채 안된데다 의견도 반반으로 갈렸다. 반면 ‘인물’ 위주로 표를 던지겠다는 이들이 70%에 가까워 표 대결은 결국 ‘인간적 신뢰’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 정치 ‘불신’ 팽배한 광진을 주민들… 선택은?

지난 5, 6일 광진을 지역 전반을 돌며 만나본 지역민들은 전반적으로 정치적 성향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다수가 한국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모습이었다. 투표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조차 4명은 투표를 하지 않겠다거나 할지 잘 모르겠다는 답을 했다. 그 이유도 “다 같은 사람이기에”나 “변하지 않을 것이기에”라는 식이었다.

반대로 투표를 하겠다는 8명 중 6명은 “국민의 ‘의무’ 혹은 ‘권리’라는 인식에서”라고 답했지만,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크게 바뀔 거라는 기대를 하진 않는다. 그래도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야하기 때문에”라는 답변과 유사한 취지의 말을 다수가 남겨 정치적 불신이 투표를 하는 계기가 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보였다.

통상적으로 후보를 고르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당을 우선으로 본다’고 답한 이들은 4명뿐이었다. 그마저도 2명은 정당을 우선할 뿐 인물의 됨됨이나 전과이력, 과거 언행 등 인물에 대한 부분도 주요 고려사항 중 하나라고 답해 온전히 정당만을 보고 선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답변을 유보한 2명을 제외한 6명은 “정당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1명을 포함해 인물 위주의 투표를 하겠다고 답했다. 심지어 구의1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20대 중반과 자양1동의 70대 중반 남성은 “현실적으로 차악을 뽑는 것뿐”이라며 과거전력이나 행동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는 말까지 했다.

더구나 지역공약이나 정책들이 판단에 크게 작용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양2동에 산다는 한 50대 여성은 “지역에 큰 불만도 없고, 공약은 거기서 거기”라고 했고, 자양3동의 80대 후반 남성은 “공약에 별로 관심이 없다. 매번 하는 얘기, 바뀔 것이란 생각도 안 한다”며 재개발 추진 혹은 강변북로 지하화 등 기존공약의 이행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단 화양동에 거주하며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다는 여성은 대학가 주변으로 원룸촌이 크게 형성돼 상권이나 편의 및 복지시설, 주거 및 도로환경의 편향적으로 구성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가족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지역이 발전하는데 점점 한쪽으로 치우쳐 지저분해지고 낙후되는 것 같다”며 개선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바라는 모습도 보였다.

이밖에 구청과 동주민센터 등의 행정처리 지연이나 쓰레기 무단투기, 좁은 골목과 주차공간 부족, 신축 원룸과 오래된 건물이 뒤섞여 재개발이 어려운 환경, 도서관·노인복지관 등 주민을 위한 배려부족 등의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일부지만 있었다. 한편 여론조사결과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리서치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