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3법’ 국회 통과…원비 빼돌리면 최대 2년 징역

/ 기사승인 : 2020-01-14 09:41:09
- + 인쇄

유치원 회계 비리를 형사 처벌하는 법이 마련됐다. 유치원 설립자 자격과 급식 규정도 강화돼 유아교육 질이 개선될 전망이다.

국회와 교육 당국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전했다.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의 운영과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지금까지는 사립유치원 운영 관계자가 교비를 유용해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 관계자에게 교비 반납을 지시하는 시정명령만 가능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사립유치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을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개정안에는 교비를 유용한다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 조항도 담겼다.

사립유치원을 경영하는 법인 이사장이 유치원장을 겸직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사장과 유치원장의 이른바 ‘셀프징계’를 막기 위해서다. 법인을 둔 사립유치원 교원의 징계권은 법인에 있다. 이에 비리를 저지른 당사자가 스스로 징계 수위를 낮추거나, 사건을 무마하기 쉬웠다.

이 밖에도 보조금 반환명령, 시정・변경명령, 운영정지・폐쇄 명령 등 행정처분을 받은 유치원은 이를 공표해야 한다. 학부모들이 유치원을 선택할 때 유치원의 운영 상황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한 조처다. 비리가 적발된 유치원이 이름을 바꿔 다시 개원하는 이른바 ‘간판갈이’도 불법이 됐다. 운영정지 조치를 받은 사립유치원에는 일정 기간 신규 유치원 설립인가가 허용되지 않는다.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모든 사립유치원이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개정안 내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 따라 올해부터는 모든 사립유치원이 에듀파인을 사용해야 한다. 법적 근거를 마련해 에듀파인 의무사용의 구속력을 높였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해당 조항에 대해 일부 사립 유치원들은 회계관리에 국가가 관여하는 것이 재산권 침해라며 항의하고 있다.

또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마약중독자, 정신질환자,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자 등 유치원 설립자로서 부적합한 이들의 유치원 경영을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학교급식법은 사립유치원을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도록 개정됐다. 학교급식법은 지금까지 초·중·고등학교에만 적용됐다. 유치원 급식은 유아교육법 시행규칙과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이 통일되지 않아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웠다. 학교급식법 개정에 따라 사립유치원에 영양교사도 배치된다. 배치 기준은 추후 대통령령을 만들어 정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오후 8시40분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감사의 글’을 발표하고 “국민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지가 없었다면 유치원 3법은 통과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유치원이 진정한 학교로서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유치원 3법은 지난해 4월 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됐다. 지난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리를 저지른 사립유치원을 폭로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법안이 발의되자 사립유치원 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휴원 투쟁과 거리 집회 등을 벌이며 항의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한유총의 법인설립취소 절차를 진행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