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저 자취하는 여자에요” 광고… 女 성적 대상화 아닌가요?

/ 기사승인 : 2014-09-09 08: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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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플리케이션 공식 페이스북 캡처

요즘 남자들의 이상형이요? ‘자취하는 여자’랍니다. 여자가 “라면 먹고 갈래?”라고 하는 것도 남자들의 로망이라네요. 이 말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여자가 자취를 하면 집에 놀러가 자유롭게(?) 데이트를 할 수 있고, “라면 먹고 갈래?”라는 말은 남자를 집에 부르겠다는 의미라는 겁니다.

사실 ‘자취하는 여자’와 “라면 먹고 갈래?”는 주로 성적인 소재를 다루는 유머인 ‘섹드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적인 말이나 농담을 인터넷에서 하는 말이죠. 이런 ‘드립’들을 계속 보고 듣는 건 여자 입장에서는 기분나쁠 수 있습니다. 성적 대상으로 전락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앱 회사에서 대놓고 ‘자취하는 여자’와 ‘라면 먹고 갈래?’를 소재로 광고를 냈습니다. 이 광고에는 개그맨 김지민이 다소곳한 모습으로 미모를 뽐내고 있네요. 그런데 광고 문구가 불편합니다. “소개팅 백퍼. 저 자취해요.” 여자가 자취를 하면 소개팅에서 백전백승 성공한다는 뜻입니다. “라면 먹고 갈래?” 문구가 적힌 광고에는 김지민이 야릇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지난 7월 한 결혼정보회사는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결혼 기피조건에 대한 편견’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미혼남성의 경우 1위는 ‘장남’(33%)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경우는요 ‘자취하는 여자’(36%)가 1위에 올랐습니다. 응답자들은 ‘여자가 자취한다고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은 과한 편견이고 차별’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성들 자신이 ‘자취하는 여자’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죠.

이 광고를 본 여성 네티즌들은 각축전을 벌였습니다. “불쾌하다” VS “재밌는데 뭐 어때?”로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먼저 불쾌한 여성들의 입장을 보겠습니다. “저런 개그가 먹히는 자체가 싫다” “자취하는 게 뭐 어때서 저런 광고를 내지?” “실제로 소개팅 나가서 저런 말 하면 미친 여자 취급 받을 듯” “나 자취하는 데 불쾌하다” 등 입니다.

반면 “아무 생각 안 드는데?” “이 정도는 재미로 넘길 수 있다” “그냥 웃자고 하는 거 아닌가?” “광고 콘셉트 재미있네” 등의 의견이 있네요.

요즘 유행하는 ‘드립’들을 광고에서 보니 눈에 확 띄긴 합니다. 광고 효과도 더 높을 것 같네요. 분명 재미를 위해 광고 소재로 썼을 텐데요. 모든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듯한 이 광고. 적당히 웃어넘기기에는 정도가 지나친 것 아닌가요?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