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은비’ 죽인 女 처벌수준 알고봤더니…고작 벌금 20만원?

/ 기사승인 : 2010-06-29 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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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이른바 ‘고양이 은비’ 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공분이 계속되고 있다. ‘고양이 은비’사건은 술에 취한 20대 여성이 ‘은비’라는 이름의 이웃집 고양이를 무참하게 폭행하고 오피스텔 고층에서 내던져 죽게한 것이며 이런 만행이 고스란히 CCTV 동영상에 공개됐다.

불태워 죽이고…고층서 던지고…커터칼 삼키게 하고 ‘인면수심’= 은비 사건으로 많은 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 경악할만한 동물학대 사건은 여러차례 있어왔으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월 18일 제안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검토보고서(4월 발행)에 정리된 ‘동물학대 행위 사례와 사법적 처벌현황’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동물을 학대한 자에 대한 벌칙을 현행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으로 상향조정하자는 것이다.

2006년 11월 40대 남성이 부인과 다투다 홧김에 부인이 기르던 어미고양이와 새끼고양이를 아파트 17층에서 던져 폐사시켰다. 이때 정신지체 3급인 부인도 따라 뛰어내려 사망했다. 2008년 7월 한 남성은 자신이 기르던 개가 물자 삽으로 20여회 내리쳐 폐사시켰고, 지난해 6월 송모씨는 살아있는 고양이를 덫에 넣어 태워버렸다.

같은 해 9월 60대 김모씨는 고양이를 묶은 채 진돗개 우리로 던져 물어뜯겨 죽이게 한 후 이 장면을 촬영해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리는 엽기적 행각을 자행했고, 지난 1월 SBS ‘TV 동물농장’에서 8마리 이상의 강아지들에게 눈에 라이터로 화상을 입히고, 발톱을 뽑고, 자상을 입히거나 커터칼 조각을 삼키게 하는 충격적 학대행위가 방영돼 네티즌들의 비난과 함께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한편 검토보고서에서는 아동과 더불어 범죄사실 발견 및 입증이 어려운 동물 대상 범죄의 특성상, 부패방지법 등 다른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고의무, 신고인 보호 및 포상급 지급 제도 등을 동물보호법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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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서 배설물 안 치워도 30만원인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소득과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증가함으로써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있으나 이와 함께 동물학대 사례도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현실적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현행 벌칙인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수위가 낮다는 지적과 함께 이마저도 최고 수준이나 그에 상응하는 벌금이 부과되는 적은 거의 없어 방지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아파트 17층에서 어미와 새끼 고양이를 던져버린 남성은 벌금 5만원을 부과받았다. 자신이 기르는 개를 20여회 내리쳐 죽인 남성은 기소유예, 살아있는 고양이를 덫에 넣어 태워버린 송모씨는 벌금 20만원을 부과받은 것이 전부였다. 8마리 이상의 강아지들에게 커터칼 조각을 삼키게 하는 등의 학대행위를 자행한 학대범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토보고서에 정리된 미국의 동물학대 처벌 규정은 우리에 비해 훨씬 강력하다. 예를 들어 알라바마 주는 최고 벌금이 1만5000달러(한화 약 1800만원)에 최고 형량이 10년이다. 알래스카는 최고벌금 5만달러에 최고 형량 5년, 콜로라도는 최고 형량 3년에 최고 벌금은 무려 50만달러다.

동물사랑실천협회 한민섭 사무1국장은 “공원같은 곳에서 애완동물 배설물 안 치워도 과태료가 최고 30만원인데(동물보호법 제26조-작성자 주), 살아있는 애완동물을 잔혹하게 죽이면 벌금 20만원 나오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며 “동물학대가 사람을 상대로 한 잔혹범죄로의 확대와 관련이 깊다는 보고서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 방지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