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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 챙겨볼까” 코로나19 선행 이면의 부끄러운 민낯

정진용 기자입력 : 2020.03.11 06:04:00 | 수정 : 2020.03.10 22:22:48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 앞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는 뜻).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민들의 마음에서 봄을 빼앗아갔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는 사회, 경제할 것 없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10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7513명, 사망자는 총 54명이다.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정부는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며 낙관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을 분담하고자 마스크, 성금을 기부하고 임대료를 인하하는 등 따뜻한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찬물을 끼얹는 행위도 있었다.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면서 전국에서는 마스크 절도 행각이 잇따랐다. 지난 6일 경남 진주경찰서는 경남 진주시 한 초등학교 양호실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대량으로 훔친 청소용역업체 직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학교 유리창을 청소하기 위해 초등학교를 방문한 이들은 양호실에 들어가 마스크 360장과 손 세정제 135개를 훔쳤다. 이들은 경찰에 “마스크가 없고 귀해서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경로당에 침입해 노인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보관 중이던 마스크 170여개를 훔친 10대 청소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소년들은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판매할 목적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사진=박태현 기자

마스크를 구하려고 시민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와중에 마스크를 매점매석해 창고에 쌓아두고 있던 업자들이 대거 적발됐다. 지난 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달 중순부터 단속에 나서 마스크 449만개와 손 소독제 10만여개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경기, 인천 유통업체 59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마스크 하루 생산량 900만개의 절반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들 업체는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열흘 이상 마스크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밤낮없이 위험을 감수하고 일하는 공무원을 향해 부적절한 행동을 한 시민도 있었다. 지난달 28일 오전 3시쯤 구급차로 이송된 코로나19 확진자 A씨가 공무원 얼굴에 침을 뱉은 일이 있었다. 20대 여성인 A씨는 대구의료원에 도착해 자신을 앰뷸런스에서 내리려고 하는 공무원을 향해 “너도 걸려 볼래”라며 침을 뱉었다. 그는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얼굴에 침을 맞은 보건소 직원은 다행히 검사 결과 지난 1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A씨 치료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다. 

의심환자가 자가 격리 수칙을 어기고 이동해 행정력을 낭비한 사례가 빈번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 29일 자가격리 조치를 통보받고도 경기도 자녀 집을 방문한 70대 여성 확진자 B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B씨는 신천지 신자로 지난달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B씨는 보건당국으로부터 두 차례 문자로 자가격리 조치를 통보받았다. 그럼에도 이튿날 고속버스와 경춘선을 이용해 남양주에 있는 딸의 집을 방문했다. 이후 나흘간 마트와 은행, 약국 등을 다녔다. 

사진=박태현 기자

코로나19 관련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사건은 전날 오전 9시 기준 총 198건에 달한다. 기소 9건, 불기소 3건, 검찰 수사 중 23건, 경찰지휘 중 163건이다. 마스크 대금 편취 사건이 93건, 보건 용품 등 사재기 사건 50건, 허위사실 유포 33건, 확진자나 의심자 등 자료 유출 14건으로 집계됐다. 확진 환자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하거나 격리를 거부한 사건은 8건으로 나타났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신용을 훼손하거나 업무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공무원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형법 제127조에 따라 형사처벌(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을 받을 수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역학조사시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경우에는 감염병예방법 제79조 제1호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입원치료, 자가격리, 강제처분 등 조치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감염병예방법 제80조 4~7호에 따라 300만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게된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8일 대구시청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서 “마스크 5부제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꼭 필요한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양보와 배려, 협력을 기반으로 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 총리는 “콩 한쪽도 나눈다는 심정으로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자”면서 “배의 항로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과 파도가 아니라 돛의 방향이다.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힘을 모은다면 코로나19와의 전쟁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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