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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사러 고양·합정·종로 50km이동...도착 후 150m줄에 ‘아뿔싸’

[발로쓴다] 마스크 찾아 삼만리, 품귀현상 지속…‘칼 뽑아든 정부’

한전진 기자입력 : 2020.02.27 04:33:00 | 수정 : 2020.02.27 16:13:17

홈플러스 월드컵점, 오후 3시 판매되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1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 사진=한전진 기자

기자 앞에도 마스크 매대까지 약 80명 가까운 사람이 서 있었다. / 사진=한전진 기자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26일 오후 2시 반 서울 마포구의 홈플러스 월드컵점. 매장 안쪽에는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오후 3시에 입고되는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이곳 점원에 따르면, 1시간 전부터 대기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고 한다. 급기야 판매 30분 전에는 마스크 판매 매대서 반대편 베이커리 매장까지 150m가량의 긴 줄이 형성됐다. 대략 80번째 순번이었던 기자의 뒤로도 사람들은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이날 오전 기자는 ‘마스크 대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구매에 나섰다. 구매 대상은 KF94 보건용 마스크다. 고양·은평·합정·종로 일대 총 20곳 이상의 편의점, 마트, 약국 등을 들러 마스크 구매를 시도했다. 이동 거리는 50km에 달했지만 살 수 있던 마스크는 단 8개에 불과했다. 대다수의 매장은 이미 ‘마스크 품절’ 등의 문구를 앞에 붙여 놓고 있었다. 물량 입고 시간에 맞춰 매장을 방문하거나, 5개입 2만원 등의 고가 제품을 살 수밖에 없었다. 

오전 8시 기자의 거주지 부근인 고양시부터 돌기 시작했다. 사실 이달 초 고양시에선 어렵지 않게 마스크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늘며 180도 상황이 달려졌다. 편의점과 약국들은 마스크란 말에 손사래부터 쳤다. 덕양구 고양동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행신동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물량이 들어와도 오전 몇 시간 안에 동이 나는 상황”이라며 “지금 시간엔 서울 쪽 마트에 가보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곧바로 이마트 은평점을 찾았다. 오전 10시 오픈 시간에 맞춰 들어갔지만 마스크는 구할 수 없었다. 이미 매장 입구부터 ‘마스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금일 마스크는 판매하지 않습니다’는 안내판이 내걸려 있었다. 매장에 따르면, 전날 마스크 물량이 들어왔지만 10분도 못가서 다 팔렸다고 한다. KF80등급의 마스크도 품절이 났고, 남은 것은 패션·면마스크 정도였다. 

서울시 은평구에서 가장 큰 이마트 은평점에서도 마스크를 구할수 없었다. / 사진=한전진 기자

겨우 남아 있는 KF94마스크는 아동용이거나 가격이 2만원에 달하는 고가였다. / 사진=한전진 기자

응암역과 불광역 인근의 편의점, 생활용품점, 문구점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은평구를 벗어나면 나아질까 싶어, 마포구 홈플러스 월드컵점으로 향했다. 오후 2시를 넘어 도착한 월드컵점은 이미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이날 홈플러스는 150매의 KF94 마스크를 개당 2490원씩, 한명 당 3개 한정으로 팔았다. 이곳에서 만난 중년의 주부 이모씨는 “인터넷 구매는 어렵고 비싸기도 해서 차라리 마트에서 기다리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합정역 인근의 한 약국에서 KF94 마스크를 살 수 있었지만 가격이 5매 개입 2만원에 달했다. 이곳 약사는 “높은 가격인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도 값비싸게 들여온 것인 만큼,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후 홍대입구역을 지나 약국이 밀집해 있는 종로3가와 종로5가도 방문했지만 이따금 눈에 들어왔던 고가의 마스크조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소매점들은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간 도매상의 폭리 단속과 마스크 원자재 공급 등 근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 종로5가역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도매업자를 잡든, 마스크 수출을 줄이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발주를 넣어도 무소식이라 우리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이어 “소매점들이 물건을 쌓아두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와 소매점의 불만이 높아지자 정부도 칼을 빼들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마스크 생산업체의 수출을 제한하고,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공적판매처에 출하하도록 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일일 마스크 생산량 1200만장 가운데 90%가 국내 시장에 풀릴 것”이라며 “생산량의 50%는 공적 물량으로 공급해 국민 불안이 해소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당초 언급과 달리 공적판매처에 편의점은 포함되지 않아 적잖은 논란도 예상된다.

편의점, 문구점 등은 마스크 품절을 알리며 손님들을 물리치기 바빴다. / 사진=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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