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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병원내 코로나19 감염 목격한 환자 “전쟁터 같았다”

은평성모병원 확진자 접촉 환자 공포의 4일… “뉴스와 현실 달라”

한성주 기자입력 : 2020.02.26 00:01:00 | 수정 : 2020.02.26 10:31:33

사진=A씨 제공. 폐쇄된 9층 1병동.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병원은 전쟁터 같았어요. 격리될 거라는 통보를 듣자마자 환자들은 아연실색이었죠. 병원 측에 화를 내고 항의하는 사람도, 울음을 터트리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격리 병실에서 엄마가 저를 보살피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어요.”

최근 퇴사한 환자 이송요원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총 4명의 확진환자가 나온 서울 은평성모병원. 이곳에 입원 중인 환자 A씨로부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A씨는 지난 21일 병원의 상황을 ‘전쟁통’에 빗댔다. 당시 이송요원과 접촉한 환자는 총 207명. 이 가운데 135명은 이미 퇴원을 했고 병원에 남아있던 입원 환자는 A씨를 포함해 72명이었다. 

A씨는 21일 오전 7시경 병원으로부터 이송요원의 확진 판정 소식을 전해 들었다. 병원에 남아있던 72명 환자들은 모두 이날 오전부터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병원 측은 한 번에 검체 10개씩만 검사할 수 있다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통보했다. A씨는 “한 차례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6시간이 걸리니 70여명 모두 결과를 받으려면 최소 이틀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날 저녁이 되자 상황은 다시 바뀌었다. 병원이 72명에 대한 일괄 격리 조치를 통보한 것이다. 병원 9층의 1·2병동에 72명을 모두 수용하고, 9층을 다른 층과 격리한다는 방침이었다. A씨는 “누가 코로나19 양성이고, 음성인지 모르는데 72명 모두를 9층에 격리한다는 말에 환자, 환자 가족, 간병인들 모두 혼란에 빠졌다”며 “병원이 감염병에 노출된 사람들을 ‘한 구덩이’에 몰아넣으려고 하는 것 같아 무서웠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 격리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병원은 ‘질병관리본부의 지시’라고 밝혔다. 질본의 공문을 보여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A씨는 직접 1339에 전화를 걸어 병원 상황을 알렸다. 병원 측 조치가 적합한지를 묻는 A씨의 질문에 상담원은 ‘잘 모르겠으니 확인 후 다시 연락 주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연락은 없었다. 

사진=A씨 제공. 4인실 병실을 2~3명의 환자가 사용하고 있다.

이튿날인 22일 72명의 검사 결과가 차례로 나왔고, 1명이 양성으로 판명됐다. 확진환자는 폐렴 증상을 호소하며 입원했던 중년 남성 환자였다. 확진자가 입원했던 9층 1병동은 곧장 폐쇄됐다. 병원 측은 환자가 애초에 폐렴 증상을 호소하며 입원한 환자이며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나오자 입원 환자들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A씨는 2차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됐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병실에서 나올 수 없었기 때문에 A씨를 비롯해 2병동에 머무는 환자들은 1병동의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이후 두 번째 확진자가 나오자 병원은 9층 병동에 머물렀던 환자들의 보호자와 간병인에 대한 일괄 귀가를 지시했다. A씨의 어머니를 비롯해 모든 보호자들이 9층에서 나가야 했다. 이 때는 이송요원이 확진된 이후 잠복기인 14일이 지나지 않은 때였다. A씨는 당시 보호자들에 대한 체온 측정·호흡기 증상 확인 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24일 병원에서 확진자가 두 명 더 나왔다. 병원에서 숙식하며 간병인으로 일했던 중국국적 남성을 포함해 지난 8일 입원해 18일 퇴원한 환자의 보호자가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25일 기준 은평성모병원 내 확진자는 총 4명으로 집계됐다.  

A씨에 따르면, 환자들이 격리된 9층은 1인실과 4인실로 이뤄져 있다. 이 중 1인실은 평소 앓던 질환의 예후가 나쁘거나 노인 환자 일부만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환자들은 4인실에서 2~3명씩 함께 지내고 있었다. 환자들이 언론 보도에 나온 '1인 1실'은 사실과 다르지 않냐고 항의하자 병원 관계자는 “1인 1실을 마련하려고 계속 노력 중인데, 뉴스가 너무 빨리 나갔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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