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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 이후의 유통가는

코로나 이후의 유통가는

한전진 기자입력 : 2020.02.26 05:00:00 | 수정 : 2020.02.25 18:21:57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어쩌면 국내 유통가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지 모르겠다. 그만큼 현재 업계는 큰 변화의 지점을 지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미 2015 메르스 당시의 피해 규모를 넘어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금까지 마트, 백화점, 호텔, 면세점 등 휴업을 했거나 진행 중인 매장만 최소 25곳 이상이다. 누적 피해액은 수천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일례로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전체가 방역을 위해 쉬었던 이달 10일, 하루에만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이외에도 일 매출이 몇 억부터 많게는 수백억을 기록하는 대형마트와 면세점의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야기된 대면기피와 소비위축 현상에 대한 부정적 효과는 정확한 집계조차 어렵다. 

사실, 당장 눈앞의 고객 감소는 다가올 일에 비하면 큰일이 아닐지 모른다. 유통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일 것이다. 코로나19로 기존의 소비 성향과 트렌드가 완전히 뒤바뀌고,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더 빨라지리라는 우려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쇼핑’의 무게 추는 이제 완전히 온라인으로 넘어 갈 것으로 업계는 조심스레 전망한다. 

최근 너나 할것 없이 코로나19로 자의든 타의든 온라인쇼핑과 배달음식으로 몰리고 있다. 마켓컬리, 쿠팡 등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는 배송 가능 물량이 초과돼 포화상태에 이르는 지경이다.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 주문량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크게 늘었다. 문제는 한번 편의를 경험한 사람들이 이전과 같이 대형마트나 시장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2015년 메르스 사태와의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유통업계의 중심축이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아니다.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넘어감에 따라 이들의 수익성 회복은 시간이 지나도 더딜 가능성이 높다. 롯데와 신세게 등 기존의 유통가는 구조조정에 속도를 더욱 낼 것이고, 점원들의 실직 문제 등도 불거질 것이 자명하다.

실제로 지난 13일 롯데쇼핑은 비효율 점포 정리 등을 골자로 한 올해 운영 전략과 미래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개의 점포를 정리하는 것이 골자다. 마트와 슈퍼를 중심으로 향후 3∼5년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정리되는 매장 인력은 타 점포 재배치 등의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마트도 지난해부터 기존 점포의 30% 이상을 리뉴얼하고 전문점 사업을 재편하는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1993년 창사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대표를 교체하는 등 인적 쇄신과 함께 전문점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돌입했다.

변화는 피할 수 없다. 다만, 코로나19가 그 ‘골든타임’마저 빼앗고 있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현재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 역시 세제 감면 혜택 등의 단편적 정책들 뿐이다. 코로나19 이후를 내다본 긴 호흡의 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오히려 대형마트 등의 의무휴업일을 늘리는 시대착오적 정책만 늘어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가 잠깐 손님을 감소시키다 끝나는 단순 악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코로나19는 기존 유통가의 판을 붕괴시킬 하나의 변곡점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 듯 기존의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것을 뒤집어 볼 수 있는 '상상력' 있는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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