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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만원 어떻게 감당하나” 고용보험료 ‘폭탄’에 우는 어린이집

이소연 기자입력 : 2020.02.14 06:30:00 | 수정 : 2020.02.14 09:38:15

사진=국민일보 DB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대학·재단에서 위탁 운영하는 국가기관 청사 어린이집에 고용보험료율 ‘폭탄’이 떨어졌다. 어린이집 측은 과다한 보험료 납부로 인해 아이들을 위한 예산이 부족해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13일 쿠키뉴스 취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소재 국가기관 청사 A, B 어린이집 원장들이 최근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 보험료와 관련해 근로복지공단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0.25%에서 0.85%로 인상된 보험료율에 따라 납부한 금액을 취소해달라는 취지다.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 보험료는 구직자의 직업능력개발을 향상하고 실업자의 재취업 촉진 등을 위해 사업주가 내야 하는 금액을 말한다. 근로자의 월급여에 보험료율을 곱해 계산한다. 150인 미만 기업에는 보험료율이 0.25% 적용된다. 150인 이상 기업(우선 지원대상기업) 0.45%, 150~1000인 미만 기업(우선 지원대상기업 제외) 0.65%, 1000인 이상 기업 및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행하는 사업 0.85%다. 보험료율이 높을수록 많은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A 어린이집과 B 어린이집 근로자는 각각 34명, 30명이다. A 어린이집은 이화여자대학교, B 어린이집은 중앙대학교의 위탁 어린이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존에는 0.25%의 보험료율을 적용받아왔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에서 지난해 1월 A, B 어린이집에 대한 보험료율을 0.85%로 인상했다. 지난 2015년 1월부터 3년치의 고용보험료에 인상된 요율이 소급적용됐다. ‘본사’인 이화여대와 중앙대의 근로자 규모 기준(1000명 이상)에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A, B 어린이집은 각각 2800만원과 2500만원에 달하는 추가 고용보험료를 납부했다. 근로복지공단 등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적 대응에 나선 것.

A, B 어린이집뿐만이 아니다. 대전과 세종, 경기 과천 국가기관 청사의 일부 어린이집 또한 보험료율 인상에 시름하고 있다. 재단·대학의 규모에 맞춰 0.65~0.85%로 보험료율이 인상됐다. 

사진=고용보험 홈페이지 캡처

보험료율이 오른 발단은 위탁 운영 어린이집 원장들이 ‘근로자성’을 인정받으면서다. 지난 2018년부터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은 각 대학 또는 재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로 인정돼 고용보험에 가입했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에서는 해당 어린이집의 ‘사업주’가 없어졌다고 판단, 대학·재단을 사업주라고 해석했다. 문제는 어린이집 원장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교사 등이 모두 대학·재단의 근로자로 판단됐다는 점이다. 대학·재단은 원장과 달리 어린이집 교사 등에게 인사·지휘감독상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    

보험료 폭탄을 맞은 어린이집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국가기관 청사 어린이집 원장은 “대학·재단과 어린이집은 회계·인사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오른 보험료율은 온전히 어린이집에서 감당해야 한다”며 “위탁운영 어린이집 원장들은 대학·재단 입장에서 근로자인데 세금을 낼 때는 사용자처럼 취급된다”고 토로했다. 보험료율 인상으로 인해 피해가 어린이집 원아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왔다.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고정비를 제외하면 조정할 수 있는 비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일부 원장들은 “임금 높은 경력교사 대신 초임교사를 채용하거나 어린이집 보수 비용을 줄이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학 측은 논란에 말을 아꼈다. 이화여대 측은 “근로복지공단이 통일된 기준과 절차 없이 직장어린이집의 고용보험료를 차등 적용해 발생된 상황”이라며 “행정심판이 진행될 예정이므로 그 결과에 따라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중앙대학교 위탁운영 어린이집과 중앙대는 회계가 분리된 별도의 기관”이라고 선을 그었다. 

근로복지공단은 법에 따라 진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근로복지공단 측은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 보험료율은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 적용된다”며 “해당되는 어린이집은 독립성이 인정되지 않는 근로자만 근무하고 있어서 단독으로 보험료율을 부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가 없는데 단독 사업장으로 보험료율을 부과한다는 것은 법에 맞지 않는다”며 “어린이집에서 수용하기 힘들다면 법을 개정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는 위탁 운영 어린이집의 보험료율을 대학·재단에 맞춰 인상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봤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회계·인사가 모두 분리된 어린이집을 대학의 지사로 봤다는 것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학의 근로자로 인정된 원장 외의 근무자들까지도 대학 소속으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소규모 사업장과 중소기업을 배려한다는 고용보험료율 차등적용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며 “향후 위탁 운영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체 등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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